해군이 첫 훈련함인 한산도함(ATH-81)을 보유한다.
방위사업청은 16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한산도함 진수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한산도함은 전력화 과정을 거쳐 2021년 초 실전 배치된다.
한산도함은 교육ㆍ훈련을 목적으로 만든 함정이다. 지금까지 해군은 훈련함을 갖고 있지 않았다. 지원함보다 전투함이 더 시급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전 세계 해군을 살펴보면 대부분 훈련함을 갖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제주에서 열린 국제관함식에서 인도네시아 해군은 2000t급의 훈련 범선인 비마 수치함을 갖고 참가했다.
전용 훈련함이 없기 때문에 해사 생도들은 구축함을 빌려 순항훈련을 떠났다. 순항훈련은 임관(졸업)을 앞둔 해사 생도들이 전문 지식과 실무 능력을 쌓는 군사훈련이다. 때때로 세계일주 코스를 잡기도 한다. 보통 3~5개월 걸린다.
문제는 순항훈련 때문에 금쪽같은 구축함 1척이 한반도 근해에서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순항훈련에 동원되는 이순신급 구축함(KD-2ㆍ4500t급)은 6척밖에 없다. 순항훈련에 나가고, 아덴만 청해부대에 파견되면 가용 함선이 많지 않게 된다.
또 기존 승조원에 해사 순항훈련 부대원이 더해진 탓에 주거 환경이 나빠진다. 순항훈련인 만큼 ‘집주인’인 승조원이 ‘셋방살이’ 순항훈련 부대원의 눈치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한산도함은 크기 전장 142m, 배수량 4500t, 최대속력은 시속 44㎞다. 순항속력(시속 33㎞)로 1만2000㎞ 이상 항해할 수 있다. 훈련함 답게 한산도함은 400명 이상의 거주공간과 200명 수용이 가능한 대형 강의실을 갖췄다.
한산도함은 유사시 전투함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76㎜와 40㎜ 함포를 달았고, 대유도탄 기만체계를 장착했다.
또 한산도함을 대량 전상자의 초기 처치와 후송을 담당하는 전상자 구조ㆍ치료함(CRTS)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수술실 3곳과 진료실, 병실이 들어 있다. 국내 군함 중 최대 규모라고 한다. 평소 진료실과 수술실은 강의실로, 병실은 순항훈련 부대원 침실로 사용한다.
해군은 한산도함을 해난사고 의무지원, 구호활동 지원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축사에서 “이순신 제독이 한산도에 설치한 삼도수군통제영은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끄는 조선 수군의 요람이 됐다”며 “한산도함 또한 최정예 해군 인재육성을 통해 조국의 국익을 지키고 일구는 선봉이 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