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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과학지문에 쩔쩔매 … 영어는 1등급 1만명 줄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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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15일 오후 광주 남구 동아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장을 빠져나와 부모님에게 달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마친 한 수험생이 15일 오후 광주 남구 동아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장을 빠져나와 부모님에게 달려가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치른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불수능’이라 불린 지난해와 비슷했거나 일부 영역은 오히려 더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7학년도부터 3년 연속 어려운 시험 기조가 이어진 셈이다. 고난도 문제가 영역별로 고루 출제되면서 상위권 변별력은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수능 작년보다 더 불수능 #“소설·시나리오 복합지문도 애먹여 #국어, 모의평가와 비교 못할 정도” #수학 가·나 모두 작년만큼 어려워

고교 교사와 입시 전문가뿐 아니라 수험생들도 특히 1교시 국어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길고 낯선 지문에 복잡한 고난도 문제가 등장해 수험생의 체감 난이도를 높였다.

최고난도 문제는 서양과 동양의 우주관에 관한 31번 문항이 꼽힌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 소속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학생들이 대부분 과학 지문을 어려워하는데, 이 문제는 만유인력의 개념을 이해하고 추론까지 해야 하는 어려운 문항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채권과 채무’에 대한 지문, ‘가능세계’를 다룬 논리학 지문 등 비문학 독서 영역 지문들이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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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서도 낯선 작품이 등장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이 출제됐다. 특히 소설 ‘천변풍경’과 시나리오 ‘오발탄’을 결합한 지문이 어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에서 잘 출제되지 않던 소설과 시나리오 복합 지문이라 수험생 체감 난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

수험생들도 국어가 어려웠다는 반응이다. 수험생 윤지원(19)군은 “국어는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할 수 없이 어려웠다. 과학 지문이 특히 난해했지만 비문학 3개가 모두 어려웠다”고 말했다. 전성민(18)군도 “국어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문과 변별력은 국어에서 결정될 것 같다”고 했다.

2교시 수학은 주로 이과생이 치르는 수학(가)와 문과생이 치르는 수학(나) 모두 지난해와 비슷했다는 평가가 많다. 지난 수능에서 수학은 가·나 모두 적절한 변별력을 갖춘 시험으로 평가받았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지난해와 비교해 문항 구성과 난이도가 비슷하다”며 “30문제 중 26문제는 대부분 쉽게 풀 수 있고 나머지 4문제가 최상위를 가른다”고 말했다.

수학에서 1~3등급을 가르는 ‘킬러 문항’은 보통 객관식 마지막 2문항(20·21번)과 주관식 마지막 2문항(29·30번)을 말한다. 올해 수학 킬러 문항은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쉬웠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가형은 킬러문항이 전년보다 쉬웠고, 나형도 킬러문항이 좀더 쉬웠지만 중간 수준의 문제가 어려워져서 전체적인 난이도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기석(19)군은 “수학 가형을 봤는데 킬러 문항은 쉬워진 편인데 ‘준킬러 문항’이 어려워 힘들었다”고 말했다. 반면 김창현(19)군은 “수학 가형 20번 1문제 정도를 제외하면 풀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였다”고 말했다.

2년째 절대평가로 시행된 영어는 작년보다 변별력이 높아져 올해 입시에서 복병으로 떠오를 수 있다. 유성호 인천 숭덕여고 교사는 “아주 어려운 문제가 줄어든 대신 쉬운 문제도 없었다”며 “9월 모의평가 수준으로 등급별 변별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수능에서 절대평가 영어 1등급(90점 이상) 학생은 10%(5만2983명)에 달했지만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선 1등급이 7.9%(4만614명)였다. 비슷한 추세라면 올 수능에서 1등급을 받는 학생은 지난해보다 1만명가량 줄어들 수 있다.

박문수 청원여고 교사는 “영어 변별력이 높아짐에 따라 영어 1등급을 예상하고 수시에 응시한 수험생이 수능 최저 조건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수능은 전국 1190개 시험장에서 59만4924명이 응시했다.

남윤서·김정연·박태인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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