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청백봉사상] “형편 어려운 임산부 도우려 조산사 자격증도 땄어요”

중앙일보

입력 2018.11.16 00:02

업데이트 2018.11.16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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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상 받은 안현숙 충남 천안시 서북구보건소 건강관리팀장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제42회 청백봉사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공적심사위원장인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정민 중앙일보 편집국장, 대상 수상자 안현숙 팀장,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제42회 청백봉사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공적심사위원장인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 이정민 중앙일보 편집국장, 대상 수상자 안현숙 팀장, 심보균 행정안전부 차관, 이규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제42회 청백봉사상 대상 주인공인 충남 천안시 서북구보건소 안현숙 건강관리팀장은 천생 ‘간호사’다. 1986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33년간 한 번도 주민들의 건강을 챙기는 일을 떠난 적이 없다. 동료들은 그를 “보건소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부른다.

간호사로 시작 … 33년 보건소 근무
야간운동, 걷기행사 등 시민들 호평

안 팀장의 첫 근무지는 보건소 모자보건센터였다. 임산부와 산모, 신생아를 돌보는 곳으로 24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이다. 당시만 해도 가정형편이 어려운 임산부들은 산부인과보다 보건소 모자보건센터를 선호했다. 출산 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이다.

안 팀장은 1991년 조산사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전문적으로 산모의 출산을 돕자고 마음을 먹어서다. 그는 15년 넘게 임산부·출산업무에서 떠나지 않았다. 24간 2교대로 매일 12시간씩 보건소를 지키는 격무였지만 한 번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안 팀장이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받아낸 신생아 수는 495명이나 된다. 산전·산후관리를 맡은 임산부 숫자도 연간 1000명이 넘는다. 그는 한 엄마가 아이의 손을 잡고 찾아와 “이 분이 네가 태어날 때 도와주신 분이란다”라고 소개했던 일을 가장 큰 감동으로 기억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안 팀장은 전국 최초로 야간 건강운동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2015~2017년 상반기까지 천안지역 18개 공원 등에서 1836차례 마련한 프로그램에 9만5000여 명의 시민이 참가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그는 예산을 아끼느라 평소 알고 지내던 운동 강사들을 설득해 무료 강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나중에 이 프로그램은 운동 강사들의 새로운 일자리로도 정착했다. 천안시는 이 사업을 통해 지방행정혁신평가에서 최우수기관에 선정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안 팀장의 동료들은 그에 대해 “항상 열정적이고 어려운 일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며 “언제나 밝게 웃고 (우리) 보건소에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라고 평가했다.

그의 새로운 시도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안 팀장은 최근 노인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반려견과 함께 걷는 건강한 발걸음 행사’를 기획했다. 보건소가 이런 행사를 마련한 것은 천안서북구가 처음이다.

직장을 벗어나서도 시민과 건강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았다. 2006년부터 매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충남자원봉사시민네크워크에 후원해왔고 올해부터는 매달 혼자 사는 노인을 방문해 건강교육과 말동무를 해주는 봉사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퇴직 후에도 더 많은 시민과 만나기 위해 레크리에이션 강사, 웃음 치료사 자격증도 땄다.

안 팀장은 “가슴으로 일하자는 시정 구호가 내가 추구하는 삶과 가장 일치하는 말”이라며 “출근할 때마다 시민들을 위해 어떤 일을 더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고 말했다.

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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