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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킴 일문일답…"김경두 가족은 우리가 성장하는걸 원치 않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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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초희(오른쪽부터), 김은정, 김선영, 김영미, 김경애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초희(오른쪽부터), 김은정, 김선영, 김영미, 김경애가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경두 교수님의 가족은 우리가 더 성장하는걸 바라지 않았다. 그러면 마음대로 다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킴'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호소문을 둘러싼 추가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2월 평창올림픽 여자컬링 은메달팀 '팀 킴' 김은정(28)·김영미(27)·김선영(25)·김경애(24)·김초희(22)는 지난 6일 대한체육회에 호소문을 보내 지도자로부터 폭언과 함께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경두(62)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그의 딸인 김민정 감독, 사위인 장반석 감독이 사적인 이익을 위해 선수들을 이용하고 폭언을 하는가 하면 2015년부터는 국제대회에서 받은 상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전 부회장 측이 선수들의 사인이 들어간 공동명의의 통장 등을 공개하며 내부 갈등은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

팀킴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재반박했다. 이날 AP통신과 일본 매체 등 국내외 취재진 약 100여명이 몰렸다.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 파크텔에서 부당대우 및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 김초희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 파크텔에서 부당대우 및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호소문을 이 시점에 결심한 이유는.
김은정: 올림픽 이후 힘든 분위기가 있었다. 한달, 1년 기다리면 지도부가 변할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대화를 해보려했지만 '너희가 얼마나 많은 혜택을 받았는지 아느냐'는 말 뿐이었다. 그러한 얘기를 하는 선수를 배제하려 했다. 더 이상 운동을 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호소문을 내게됐다."
의성군민 격려금 부분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달라.
김선영: 올림픽 이후 여러 환영행사에서 기금을 받았는데 행방을 모르겠다. 금액은 정확히 모르겠다.
올림픽 당시 인터뷰에서 김경두 교수 발언을 한 건 지도부에서 주문한 건가.
김선영: 믹스트존에 나가기 전에 감독님께서 '다른 말은 언급하지 말고 김경두 교수와 김민정 감독만 언급하라'고 했다. 우리가 더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지만 할 수 없었다."
김경두 교수가 욕설을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김영미: 욕설하지 않았다는걸 인정할 수 없다.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 김초희 선수가 없는 자리에서 선수 욕을 했는데, 이해할 수 없었다.
김은정: 화를 자주 내고 소리를 많이 지르셨다. 우리는 세상이 끝나는 느낌을 받았다. 올림픽 이후에도 그랬다.
3년간 함께한 피터 갤런트 코치는 '김민정 감독이 훈련시간 10%만 훈련장에 있었다'고 했다.
김영미: 훈련에 거의 참가하지 않았다. 우리끼리 했다. 통역 정도만 했다. 우린 피터 코치와 올림픽을 준비했다.  
김민정 감독이 선수로 올림픽 출전을 노렸다는데. 기량은.
김영미: 2010년 나, 은정이와 선수로 뛰었다. 당시 거의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2011년 임신 후 아이스에 선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올림픽을 뛰고 싶다는게 의문이었다. 훈련이 2시간이면 1시간을 채 못 버티고 나갔다."
대회 상금은 전혀 받은 게 없나.
김은정: 2015년부터 그랜드슬램에 출전하면서 큰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금을 배분받은 적이 없다. 늘 지원금이 부족하니 훈련비로 쓰자고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상금이 약 1억원이다. 2015년에만 6000만원 정도 된다. 우리가 궁금한 건 교수님이 상금을 얼마나 횡령했다는 게 아니라, 국가대표인데 왜 상금을 훈련비로 사용됐냐는 것이다."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컬링 전 여자 국가대표팀의 김경애(왼쪽부터) 김영미 김선영 김은정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최근 불거진 논란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팀을 옮길 생각은 안 해봤나.
김영미: 팀을 옮기기 쉽지 않았다. 지도자들은 예전부터 '경북을 나가면 배신자'라고 했다.
김은정: 못 옮기는건 아니지만, 우리는 잘못한 게 없다. 왜 우리가 성장하고 노력하는데 팀을 옮겨야 하나."
팬이 보낸 편지를 사전에 뜯어봤다는데.
김은정: 복합적인 문제다. 우리가 외부와 연결되고 성장하는걸 원치 않았다. 타 시도 선수들과 대화하는 것도 싫어했다.
김선영: 우리 시스템에서는 우리가 계속 성장하면 교수님께서 마음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 같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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