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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 기고문 "北 미사일기지 관련 NYT 보도 잘못"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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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기사를 반박한 38노스 기고문 [사진 홈페이지 캡처]

NYT 기사를 반박한 38노스 기고문 [사진 홈페이지 캡처]

미국의 북한전문사이트 38노스에 북한이 십여곳의 미사일 기지를 발전시키면서 기만술을 쓰고 있다고 보도한 뉴욕타임스(NYT) 기사에 대해 ‘잘못된 것(misleading)’이라고 지적하는 기고문이 게재됐다.

레온 시걸 미국 사회과학연구위원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은 13일(현지시간) 38노스에 ‘북한 미사일에 관한 뉴욕타임스의 사실 오도 기사’(The New York Times’ Misleading Story on North Korean Missiles)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는 NYT가 전날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에 관한 기사에서 “위성사진은 북한이 큰 기만술(great deception)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보도한 것을 겨냥한 지적이다.

CSIS는 지난 11일 “북한 당국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약 20곳의 ‘미신고 미사일 운용 기지’ 중 13곳을 확인했다”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고, NYT는 이를 토대로 비밀기지 16곳에서 최근까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는 정황이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CSIS가 11일 발표한 북한의 '삭간물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에 나오는 삭간몰 위성사진 [사진 NYT 화면 캡처]

CSIS가 11일 발표한 북한의 '삭간물 미사일 기지' 관련 보고서에 나오는 삭간몰 위성사진 [사진 NYT 화면 캡처]

시걸 국장은 NYT의 이러한 표현을 “불길한 기사 리드(lede·시선을 끌도록 작성한 첫 문장)”라면서 “건전한 보도 대신 극단적인 과장법의 사용한 것이 아마도 이 기사를 1면에 올릴 수 있도록 편집자들을 설득했겠지만, 독자들에게는 해가 된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은 아직 북한의 미사일 배치를 억제할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워싱턴 역시 그런 합의를 가능하게 해줄 필요한 상호 조치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협상을 통한 미사일 배치와 생산 유예는 핵분열 물질 생산 중단 이후에 이뤄져야 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자산 목록의 완전한 신고에 관한 (북미)대화에서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CSIS 보고서에 공개된 미사일 기지들의 존재가 북한이 6월 북미정상회담 합의와 관련해 속임수를 썼다는 증거는 아니라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선 “올바른 질문과 답을 보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시걸 국장은 NYT 보도의 근거가 된 CSIS 보고서에서 북한 삭간몰 미사일 운용 기지와 15개의 다른 기지가 이미 미국 정보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며 “보고서 저자들은 그런 주장(북한이 큰 속임수를 쓰고 있다)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탄도미사일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는 NYT 보도와는 달리 보고서 저자인 조지프 버뮤데즈는 “이 장소에서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2011년 12월 권좌에 오른 이후 단지 작은 인프라 변화만이 관찰됐다”고 보고서에 적었다고 시걸 국장은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이 십여 곳의 미사일 기지에서 재래식·핵 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개선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NYT 보도 내용에 대해서도 “꽤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버뮤데즈의 보고서는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시걸 국장은 삭간몰 기지에는 1990년대 초 이후 화성-5 또는 화성-6형 단거리 미사일이 배치돼 있는데, 그중 일부는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한미 재래식 전력 우위에 대응하기 위한 재래식 무기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 미사일이 배치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버뮤데즈 연구원이 이 기지에서 어떠한 중거리 미사일도 탐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시걸 국장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IRBM(중장거리탄도미사일)의 생산과 배치를 중단하는 협상이 단거리 미사일보다 훨씬 더 시급하다”며 “단거리 미사일은 핵탄두를 탑재하지 않는 재래식 억지력의 일부인 한 유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을 과장하고, 평양의 배신을 미리 비난하고, 본격적인 핵외교 노력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혜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말고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의 제거와 억제에 관한 협상에서 할 일은 아주 많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 싱크탱크 CSIS가 공개한 북한의 ‘삭간몰 미사일 기지’에 대해 “완벽하게 알고 있는 내용이며,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인용하면서 “북한이 큰 기만술(Great deception)을 쓰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보도한 NYT에 대해선 “북한이 미사일 기지를 발전시키고 있다는 NYT 보도는 정확하지 않다. 비정상적인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또 가짜뉴스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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