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 이스크라·조 옐리나…그림으로 보는 코리안 디아스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피아오 춘즈, 중국, Wanderin,g Painting on Paper 116x90cm, 2010.[사진 한민족미술교류협회]

피아오 춘즈, 중국, Wanderin,g Painting on Paper 116x90cm, 2010.[사진 한민족미술교류협회]

디아스포라(Diaspora). 그리스어로 '분산'을 뜻하는 말로, 본래는 기원전 팔레스타인을 떠나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사는 유대인을 가리켰다. 그러나 지금은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뜻으로 폭넓게 쓰인다.

2018 세계 한민족미술대축제 #정정식 한민족미술교류협회 이사장 #지구촌 한인 3·4세 작품 한자리에 #우리 안에 흐르는 문화DNA 비교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 8일 개막한 2018 세계 한민족 미술 대축제는 예술을 매개로 '코리안 디아스포라'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자리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중국, 브라질 등에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는 한인들의 작품 84점을 포함해 국내 작가 작품까지 총 207점을 한자리에 모았다. 피아오 춘즈, 신 이스크라, 조 옐리나 등 낯선 이름의 작가들은 모두 가족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밤새워 얘기해도 모자랄 사연의 주인공들이다.

조 옐리나,중앙아시아,LilacOil on Canvas 80x80cm, 2017. [사진 한민족미술교류협회]

조 옐리나,중앙아시아,LilacOil on Canvas 80x80cm, 2017. [사진 한민족미술교류협회]

 2018 세계 한민족 미술대축제는 사단법인 한민족미술교류협회가 2013년부터 열어온 행사다. 주태석 홍익대 교수가 운영위원장, 윤범모 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가 전시기획위원장을 맡고 추진한 올해 행사의 주제는 '우리 집은 어디인가?'. 한민족미술교류협의회 이사장을 맡아 이 행사를 추진해온 정정식 작가(서양화가)는 " 이번 전시엔 유럽 작가 10여명, 미국 작가 8명,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작가 6명 등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굳이 세계에 흩어져 사는 한인 3, 4세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이유는.

 "현재 재외 교포 수는 약 750만명에 달하고, 이들 중 현역 작가들도 적지 않다. 어디에 살든, 작가들에겐 이렇게 작품을 내걸 수 있는 자리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전시하고, 팔 수 있는 작가들은 극소수다. 그건 국내 작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상업적인 범주를 떠나 국내외 작가들이 서로 작품을 보여주고 교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다."

 -생소한 스타일의 그림이 많다.

 "당연하다. 전시장을 지역별로 나눴는데, 화풍이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르다. 그 '다름'을 확인하고 수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실 돌아보면 우리는 해외 작가들 작품을 제대로 본 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것을 깨우치는 기회도 될 것 같다."

 올해 전시기획위원장을 맡은 윤범모 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는 “해외 작가들은 실제 거주지는 전 세계 각 대륙에 퍼져 있으나 우리와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다"며 "이 축제를 통해 '문화영토'를 확장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드 라 캄파 박 앨리카 마리아 ,쿠바, Acrylic on Canvas 120x80cm, 2018[사진 세계한민족미술교류협회]

드 라 캄파 박 앨리카 마리아 ,쿠바, Acrylic on Canvas 120x80cm, 2018[사진 세계한민족미술교류협회]

-쿠바 한인 3, 4세 작가와 작품은 못 왔다고. 

 "몹시 아쉬운 부분이다. 올해는 특히 중앙아시아와 중남미 지역 화가들의 작품을 모으는 데 주력해서 더 아쉽다. 쿠바에서 미술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알리시아 델 라 캄파 박과 그의 아들이자 화가인 가브리엘 안토니오가 오기로 돼 있었는데, 결국 작가와 작품 둘 다 오지 못했다."

 박단필 ,북한 뜨개질 Oil on Canvas 70x112cm, 2016[사진 세계한민족미술교류협회]

박단필 ,북한 뜨개질 Oil on Canvas 70x112cm, 2016[사진 세계한민족미술교류협회]

 -북한 작가의 유화작품 20점도 눈에 띈다. 

 "북한 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중국 루신대 이광군 교수의 중재로 중국 단둥 소재 단군미술관의 협조를 받았다. 통일부, 외교부에서도 많이 도와줬다. 요즘 새로운 것을 모색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여럿 볼 수 있다."

2018 세계 한민족 미술대축제를 연 정정식 한민족미술교류협의회 이사장. [사진 이은주 기자]

2018 세계 한민족 미술대축제를 연 정정식 한민족미술교류협의회 이사장. [사진 이은주 기자]

 정 이사장은 "예산(4억원)이 빠듯해 수송비를 아끼기 위해 작가들이 내한하며 직접 작품을 들고 들어오기도 했다"며 "약 200여 명이 세계 각지에서 도왔기 때문에 전시가 가능했다. 더 많은 작가를 발굴해 언젠가는 세계 순회 전시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14일까지. 무료 관람.

관련기사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