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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은 열 두 분이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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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호 18면

비행산수 시즌2 ⑮ 남강 휘휘 돌아, 진주 

비행산수 진주

비행산수 진주

진주에는 충무공동이 있다. 혁신도시가 들어선 동네다. “그 분이 왜 여기” 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순신 장군과는 관계가 없다. 진주의 충무공은 김시민 장군이다. 임진왜란 때 1차 진주성전투를 지휘해 대승을 거둔 분이다. 충무는 최고 무신에게 임금이 내리는 시호다. 논란이 있지만, 우리 역사에는 열 두 분이 등장한다. 고려 사람이 셋이고 나머지는 조선이다. 임란에 관련된 분은 이순신·김시민·이수일 셋이다. 그만큼 격렬한 전쟁이었다.

진주에는 둘러볼만한 박물관이 둘 있다. 충무공동 LH 본사에는 토지주택박물관이 있다. 한국 유일의 토목건축박물관이다. 정원에는 전봇대만한 야자수가 늘어서 있다. 전시 동선을 따라가면 이 땅 주거문화 변천사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한국 단지형 아파트 1호인 마포아파트 실내를 재현한 공간이 눈길을 잡는다. 김성갑 학예사가 벽면에 진열해놓은 건자재를 설명했다. “1962년에 지었지요. 연탄 때서 보일러 돌리고 난방을 했어요. 90년에 철거할 때 직원 한 분이 창고 속에 모아놓은 물건들을 꺼내 진열했습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진주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진주성이다. 지금은 쾌적한 공원이지만 70년대만 해도 민가 700여 호가 들어선 어수선한 동네였다. 저물녘 촉석루에 앉으니 남강물이 금빛이다. 성 안에 자리 잡은 진주박물관은 임진왜란사 전문박물관이다. 최영창 관장이 진열장을 가리켰다. “선조가 내린 선무공신교서예요. 18명에게 칭호를 내렸는데 1등은 이순신·권율·원균 3명이고, 김시민은 2등이지요. 시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아 일제 때 유출된 걸 찾아왔습니다.” 박물관은 리모델링 작업을 끝내고 내달 다시 문을 연다. 동문 앞에서는 장어식당 거리를 철거하고 발굴이 한창이다. 성 인근의 원도심이 확장하며 도시는 서·동·남쪽으로 넓어지고 있다. 그림에서 비행기가 날아가는 길은 통영대전고속도로다. 궤적에 진주난봉가 가사 일부를 써넣었다. 7080들은 이 노래 기억하는 분들 많겠다. 

안충기 기자·화가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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