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사진관]‘산과 바다는 하나’…주기중 사진전‘산수(山水)’인사동 마루갤러리에서 14~20일까지

중앙일보

입력 2018.11.07 11:21

업데이트 2018.11.07 14:37

주기중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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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민족시인 이육사의 시 ‘광야’의 한 구절이다.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에 이어지는 시구(詩句)다. 이를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사진, 그리고 거짓말(아특사, 2018)’의 저자 주기중은 이를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전국을 누비며 산과 바다의 패턴을 읽고 구름과 파도를 ‘장노출(조리개를 오랫동안 열어두고 사진을 찍는 방법)’ 기법으로 촬영했다. 이 과정에서 완성된 사진작가 주기중의 작품은 산 능선 사이로 흐르는 운해가 파도처럼 보이고, 거센 파도가 부딪치는 갯바위가 마치 산처럼 보인다.
주기중은 지난 10년간의 이 같은 작품을 오는 14~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마루갤러리에서 열리는 초대전 ‘산수(山水)’를 통해 선보인다. ‘태초에 산과 바다는 하나’라는 것을 시적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이다. 전시작품은 ‘산수’를 포함해 환(幻)ㆍ힐링 등 5개 부문 47점이다.

주기중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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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를 여는 주기중은  “시 ‘광야’의‘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구절이 이번 사진 작업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주기중은 자연과 치열하게 대면하면서 느꼈던 생각을 작가 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태초에 땅이 뒤틀렸다. 갈라지고, 솟고, 꺼졌다. 높은 곳은 산이 됐고, 낮은 곳은 바다가 됐다. 산은 바다를 그린다. 산의 능선들이 파도처럼 일렁인다. 바람에 몸을 씻으며 바다로 내달린다. 바다는 산을 꿈꾼다. 파도를 부수며 구름 위로 오른다. 산은 땅의 아버지며, 바다는 땅의 어머니다”

주기중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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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대해 주기중은 자신의 책 ‘사진, 그리고 거짓말’에서 “좋은 사진은 같은 대상을 얼마나 다르게 표현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이번 전시 작품들에는 무릎을 치는 반전이 있다. 익히 잘 아는 풍경들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표현된다. 이를 그는 “자기만의 프레임으로 세계를 편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 작품들은 그의 말처럼 같은 대상이 사진작가를 통해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실감하게 한다.
한편 전시작품들은 한지에 프린트돼 산수풍경이 수묵화의 깊은 맛을 더하고 있다.

주기중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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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 사진기자 출신의 사진작가 주기중은 중앙일보 이코노미스트에 ‘산수화로 배우는 풍경 사진’을 연재하기도 했다. 또한 ‘아주 특별한 사진 수업, 소울메이트 2014’등 두권의 책도 출판했다. 주기중의 이번 전시는 지난 2016년 ‘포란-Incubator of Nature’, 2018년 ‘Cosmos’에 이어 세 번째 개인전이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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