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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보니 당신도 나도 늙었네요” 엄앵란, 신성일에 마지막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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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신성일(본명 강신성일)의 영결식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된 가운데 고인의 약력이 소개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배우 신성일(본명 강신성일)의 영결식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영화인장으로 거행된 가운데 고인의 약력이 소개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가만히 앉아서 사진을 이렇게 보니 당신도 늙고 나도 늙었네요"  

부인 엄앵란이 남편 고(故) 신성일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6일 오전 10시 서울 아산 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부인 엄앵란을 비롯한 유가족, 친지들과 원로배우 신영균, 이장호 감독, 배우 이덕화·독고영재·김형일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부인 엄앵란이 사위 손을 잡고 영결식장에 입장하며 영결식이 시작됐다. 영정이 들어섰고, 공동장례위원장인 배우 안성기와 부위원장을 맡은 이덕화가 맨 앞에서 운구를 맡았다. 이어 '맨발의 청춘', '별들의 고향', '초우' 등 고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영화와 고인의 추모 영상이 상영됐다.

배우 엄앵란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신성일(강신성일)의 발인식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뉴스1]

배우 엄앵란이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신성일(강신성일)의 발인식에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뉴스1]

엄앵란은 "울면서 보내고 싶지는 않다. '왜 안 우느냐'고 하는 데 울면 망자가 마음이 아파서 걸음을 못 걷는다고 한다"며 "억지로 안 울고 있는데 집에 가서 밤 12시에 불 끄고 이불 덮고 실컷 울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희로애락도 많지만, 그간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남편이 다시 태어나 또다시 산다면 정말 선녀같이 공경하고 싶은 마음"라며 "댁에 계신 부인께 잘하시라. 그러면 기쁨이 온다"고 당부했다.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신성일(강신성일)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뉴스1]

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배우 고(故) 신성일(강신성일)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뉴스1]

오석근 영화진흥위원장은 "선생님은 정말 많은 추억을 주고 우리 곁을 떠났다"며 "500편이 넘는 수많은 영화로 사람들의 가슴에 가장 아름다운 별이 됐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아울러 "오직 영화를 위해 살아간 선생님의 진정과 열정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선생님이 그토록 사랑한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의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 하늘에서 행복하고 평안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추도사 후에는 분향과 헌화가 이어졌고, 조문객들이 뒤를 따랐다. 영결식 후 고인이 누운 관은 후배 배우 안성기·이덕화·김형일·독고영재 등의 손에 들려 운구차로 옮겨졌다. 엄앵란은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고개 숙여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고인은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되며 이후 생전 자택이 있는 경북 영천의 선영에서 안식에 들어간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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