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14일,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의 세 고장(정선·평창·강릉)을 잇는 트레일이 탄생했다.9개 코스 131.7킬로미터 길이의 장거리 트레일 ‘올림픽 아리바우길’이다.
정선·평창·강릉의 오랜 명소를두루 짚는 올림픽 아리바우길.세 고장의 이름난 산과 강, 바다와 호수,시장과 유적을 두루 아우른다.
노추산(1322m) 북쪽 자락에 들어선 모정탑길은올림픽 아리바우길이 찾아낸 비경 중의 비경!올림픽 아리바우길 3코스의 자리한 모정탑길은 약 500m 길이의 계곡 길이다.
모정탑(母情塔)은 이름처럼 어머니가 쌓아 올린 돌탑이다.고(故) 차순옥(1943~2011) 여사의 한 맺힌 삶이 돌 하나하나에 새겨져 있다.
안내판에는 돌탑 3000개라고 적혀 있으나,계곡 곳곳의 돌탑은 못해도 4000개가 넘어 보인다.돌탑은 대부분 어른 키만 하며, 돌 중에는 장정도 버거워 보이는 바위가 허다하다.
모정탑길 어귀 주차장에서 도로를 건너면 나타나는 3코스 종점 배나드리 마을.이곳에서 도암댐까지 송천 물길을 따라 임도가 나 있다.
송천 물길은 봄에는 꽃잎 흩날리고, 여름엔 그늘이 드리우며,가을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엔 흰 눈이 소복한 오솔길이다.올림픽 아리바우길이 찾아낸 또 하나의 비경!
송천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오른쪽 산 정상부 해발 1000m 언저리에고산 평원 '안반데기'가 숨어 있다.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고랭지 배추밭인 이곳은올림픽 아리바우길 5코스의 전반부를 이룬다.
올림픽 아리바우길 코스 중 5코스는 가장 고도가 높지만 코스 전체가 비경이다.안반데기는 여름 풍경 중에서도 수확을 앞둔 배추가 가득 차 있는8월의 모습이 가장 알려져 있다.
안반데기의 가을은 좀처럼 드러나지 않았지만,올라가면 뜻밖의 장관이 기다리고 있다.이른 아침 안반데기에 오르면 발아래로 구름바다가 펼쳐진다.아무것도 없지만 꽉 찬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글= 손민호 기자
사진= 중앙포토
제작= 노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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