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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좋은 우유로 맛있는 치즈 만들려고 젖소 스트레스까지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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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치즈 이야기 지난달 26일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 서울에서 ‘미국 치즈, 맛있게 먹기’ 행사가 열렸다. 미국 치즈에 대한 다양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유제품수출협의회가 개최한 토크콘서트다. 행사 진행을 맡은 마스터 셰프 코리아 출신 박준우 셰프와 고정아클리닉 대표 고정아 원장이 미국 치즈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준우 셰프(오른쪽)와 고정아 원장이 미국 치즈를 맛있게 먹는 팁을 설명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박준우 셰프(오른쪽)와 고정아 원장이 미국 치즈를 맛있게 먹는 팁을 설명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요즘 ‘피자’하면 이탈리아보다는 커다란 뉴욕 피자나 두툼한 시카고 피자의 고장인 미국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죠. 그만큼 미국인이 치즈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박준우 셰프의 말처럼 미국인의 치즈 사랑은 남다르다. 매년 1월 20일은 치즈 애호가의 날, 6월 30일은 치즈케이크의 날, 9월 20일은 스트링치즈의 날로 지정해 다양한 치즈 레시피를 개발하고 즐길 정도다.

유럽 각국 이민자의 다양한 노하우 집약

사실 치즈의 본고장은 미국이 아니다. 수천 년 전 중동 및 중앙아시아 유목민 부족이 동물의 위(胃)로 만든 안장 주머니에 우유를 저장하려다 우연히 덩어리가 생기면서 유래한 음식이다. 위 안쪽 레닛이라는 효소가 더운 날씨에 자연적으로 만들어낸 ‘상한 우유 덩어리’가 바로 치즈의 기원이다. 이후 치즈는 제조법이 발전하면서 다양해졌다. 고대 그리스와 이집트, 로마제국 시대에도 치즈를 생산했다.

미국 치즈는 유럽의 치즈 제조 노하우를 집약해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셰프는 “영국·독일·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스페인 등 다양한 나라에서 미국으로 이민자가 모여들면서 유럽의 온갖 치즈 제조 노하우도 한데 모였고 미국의 넓고 비옥한 땅에서 가축을 사육하며 품질 좋고 맛있는 치즈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덕분에 현재 미국은 세계 최대 치즈 생산국이 됐다. 미국 치즈는 종류만도 600여 종에 달한다. 2014년 미국은 세계 치즈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510만t을 생산했다.

치즈의 원료는 우유다. 미국의 상당수 낙농가에선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의 스트레스까지 관리한다. 고정아클리닉 고정아 원장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염증 물질이 쌓이는데 젖소도 마찬가지”라며 “미국 낙농가에선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크쇼에선 치즈에 대한 오해를 푸는 퀴즈를 진행했다. 대표적인 오해는 ‘우유가 몸에 받지 않는 사람은 우유가 주원료인 치즈도 먹으면 안 된다’였다. 이에 고 원장은 “아니다”고 답했다. 우유를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유당 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소장에 없다. 고 원장은 “우유가 치즈로 변할 때 유당(락토스)이 젖산(락트산)으로 바뀐다”며 “유당 불내증이 있어도 치즈는 소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같은 사람이 칼슘을 섭취하려면 우유보다 치즈를 먹으면 좋다.

우유 안 받는 체질도 치즈로 칼슘 섭취 OK

다양한 종류의 미국 치즈.

다양한 종류의 미국 치즈.

‘치즈는 치아 건강에 도움되지 않을 것’이라는 오해도 있다. 고 원장은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즈는 치아 법랑질(치아 표면을 덮고 있는 흰색의 단단한 물질)이 썩는 것을 예방한다”고 설명했다. 노년에 잘 나타나는 치근우식증(치아 뿌리의 충치)을 막는 데도 치즈 섭취가 도움을 준다.

치즈 1㎏을 만들려면 우유 10㎏이 필요하다. 그만큼 치즈엔 우유의 영양소가 농축돼 있다. 고 원장은 “치즈의 칼슘은 체내 흡수가 빨라 어린이 성장을 도울 뿐만 아니라 노년기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으므로 치즈 섭취를 권장한다”고 강조했다.

치즈는 우유의 유단백·유지방·미네랄과 소금·물 등으로 구성된다. 고 원장은 “많이 먹으면 과도한 열량을 섭취할 수 있으므로 저칼로리 다이어트를 한다면 지방이 적고 포만감이 있는 무지방 드라이 커드 커티지 나 부분 탈지 모차렐라, 리코타 치즈를 선택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 치즈마다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는 따로 있다. 치즈별 특징을 파악하면 좋다. ‘크림치즈’는 미국에서 만들어져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지방·수분이 많아 식감이 부드럽다. 신선한 과일, 말린 체리와 곁들이면 좋다. 달콤한 빵과도 잘 어울린다.

‘콜비잭’은 흰색·오렌지색이 섞인 치즈다. 샐러드에 올리는 단골 치즈로 잘 녹는 게 특징이다. 박 셰프는 “애피타이저·샐러드·샌드위치에 체다 치즈 대신 콜비잭을 넣어 먹으면 색감·풍미를 더해 어린이가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몬테레이잭’은 맛이 순하고 식감이 쫀득한 치즈다. 견과나 말린 살구와 궁합이 좋다.

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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