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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우리 학교 위해 우리가 나선다…학교협동조합

중앙일보

입력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국사봉중학교의 매점 '그냥가게'는 이 학교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나현 학생기자, 김임영 국사봉중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윤신혜 학생기자, 최영옥 상근매니저 겸 학부모조합원.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국사봉중학교의 매점 '그냥가게'는 이 학교의 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지나현 학생기자, 김임영 국사봉중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윤신혜 학생기자, 최영옥 상근매니저 겸 학부모조합원.

썬키스트 오렌지, 제스프리 키위, 웰치스 포도.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요. 유명한 과일 브랜드? 그것도 맞지만 다른 답이 또 있습니다. 힌트를 더 줄까요. 세계적으로 막강한 축구팀인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와 세계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미국의 AP 통신도 이 공통점을 갖고 있죠. 정답은 바로 ‘협동조합’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겁니다. 이처럼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 만한 큰 단체가 아니더라도, 협동조합은 우리와 가까이 있는데요. 여러분이 매일 다니는 학교에도 협동조합을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사실, 혹시 아셨나요.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동행취재=윤신혜(서울 전동중 1)·지나현(서울 용강중 1) 학생기자,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국사봉중사회적협동조합, 참고도서=『만들자, 학교협동조합』(맘에드림)·『둥글둥글 지구촌 협동조합 이야기』(풀빛)

학교협동조합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마을 주민 등 공동체 구성원들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장이 된다. 조합원들은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운영해 보면서 기업가정신과 사회적 경제에 대해 배운다.

학교협동조합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마을 주민 등 공동체 구성원들이 소통하고 협력하는 장이 된다. 조합원들은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사업을 운영해 보면서 기업가정신과 사회적 경제에 대해 배운다.

#협동조합이 뭘까
‘협동’의 의미는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서로 돕는다는 뜻이죠. 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함께 협동해서 사업을 펼치는 사람들의 모임을 가리킵니다. 협동조합의 구성원은 조합원이라고 불러요. 사업을 운영하고 수익을 내기도 한다는 점에서는 기업과도 같아요. 하지만 이윤을 내는 것이 목적인 일반 기업과 달리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워주는 게 목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동조합은 수익을 다시 협동조합에 투자하기도 해요. 조합원들이 필요로 하는 걸 더 잘 채워주기 위해서 말이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협동조합이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한 번쯤 ‘농협’이나 ‘수협’ 같은 이름을 들어봤을 거예요. 농협은 농업협동조합의 줄임말로, 농산물을 생산해내는 농민들을 위한 협동조합이에요. 수협은 수산업협동조합이고요. 만약 저렴하고 질 좋은 상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소비자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고, 집이 필요한 사람들은 주택 협동조합을,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들은 노동자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어요.

협동조합이 일반 기업과 다른 점은 조합원 모두가 주인이라는 점입니다. 기업을 운영하려면 사업 자금이 필요한데, 일반 기업은 이 자금을 가장 많이 낸 사람이 사장이 되고 그만큼 더 많은 권리를 가져요. 하지만 협동조합은 돈을 얼마나 냈는지에 상관없이, 일단 조합원의 자격을 얻게 되면 누구나 주인이 됩니다. 회사에 대한 권리도 모두가 똑같이 나눠 갖죠. 협동조합이 어떤 일을 결정하기 위해 투표를 한다면, 조합원 모두 한 사람당 한 표를 행사하는 겁니다.

서울학교협동조합협의회가 주최한 '2017 해냄 창업 한마당'에서 직접 만든 캐릭터 디저트를 판매하는 학생.

서울학교협동조합협의회가 주최한 '2017 해냄 창업 한마당'에서 직접 만든 캐릭터 디저트를 판매하는 학생.

협동조합은 구성원들끼리 경쟁하는 게 아니라 서로 돕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위기가 닥쳤을 때 똘똘 뭉쳐서 돌파하기도 하죠. 최초의 협동조합인 영국의 ‘로치데일 공정개척자 조합’은 먹고 살기가 힘들었던 직물공장 노동자들이 모여 탄생했는데요. 위험하고 더러운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지만 턱없이 적은 월급을 받고, 식료품은 모래가 섞여 나올 정도로 질이 나쁜데 값이 비쌌죠. 그래서 노동자들은 돈을 모아 직접 가게를 열고 필요한 식료품을 정직한 가격에 팔기 시작했어요. 지금으로부터 174년 전인 1844년의 일입니다.

이후 협동조합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 수많은 협동조합이 만들어졌어요. 1895년에는 협동조합들의 국제적인 연합체인 국제협동조합연맹(ICA)이 생겨났습니다. ICA는 1923년부터 매년 7월 첫째 주 토요일을 ‘세계 협동조합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어요. 유엔(UN)도 협동조합의 가치를 인정해 2012년을 ‘세계 협동조합의 해’로 정했죠. ICA에 따르면, 협동조합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약 300만 개가 있다고 해요. 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조합원의 수는 전 세계 인구의 12%를 차지하고 있고요. 우리나라는 2012년에 ‘협동조합 기본법’이 처음 만들어져, 5명 이상 모이면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청소년의 사회적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해냄 프로젝트'에서 공통 교육을 듣고 있는 참가 학생들.

청소년의 사회적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해냄 프로젝트'에서 공통 교육을 듣고 있는 참가 학생들.

#학교에도 협동조합을 
‘협동조합이 뭔지는 알겠는데… 나하고 직접 관련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나요. 여러분이 다니는 학교에도 협동조합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요. 학교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학교협동조합을 세울 수 있습니다. ‘학교에 매점이 없어서 불편해’ ‘교복이 너무 비싸’ ‘방과후 프로그램이 더 다양하면 좋겠어’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출발점이 될 수 있죠. 뜻이 맞는 사람이 5명 이상 모인다면 학교협동조합 만들기의 첫걸음을 뗄 수 있습니다. 조합원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동네 주민 등 누구나 될 수 있어요.

물론 협동조합도 엄연히 하나의 회사기 때문에 설립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요. 밟아야 할 절차가 많고 어려운 말로 된 서류도 많이 필요하죠. 어른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에요. 그렇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혼자라면 힘들겠지만 협동하면 되니까요. 지난해 문을 연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는 학교협동조합을 만들고 운영해 나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곳입니다. 지금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서울에만 있어요. 이곳에 연락하면 학교협동조합을 만드는 과정의 맨 처음부터 만들어진 후 운영 방법까지 하나하나 알려준답니다.

국사봉중학교 옥상에는 학교협동조합이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이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해 얻은 수익은 공동체를 위해 쓰인다.

국사봉중학교 옥상에는 학교협동조합이 설치한 태양광 발전시설이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해 얻은 수익은 공동체를 위해 쓰인다.

우리나라 학교협동조합은 2013년 서울 영림중학교와 경기도 복정고등학교에서 처음 시작됐어요. 지금은 서울에만 24개, 전국적으로 76개 학교에서 협동조합이 운영되고 있죠. 이들 협동조합이 펼치는 사업의 종류도 다양해졌어요. 매점 운영을 비롯해 학생 창업대회 개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개발, 자전거 정비, 도자기 판매 등을 하는 곳이 생겨났습니다. 협동조합의 사업을 선정하고 운영 방법을 결정하는 등 모든 과정에는 조합원들의 의견이 반영돼요. 당연히 학생조합원도 포함하죠. 어른이나 학생이나 같은 조합원으로서 동등하게 참여합니다.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자연스레 ‘사회적 경제’에 대해 배우게 된다는데요. 교과서 속 딱딱한 지식이 아니라, 직접 경제활동을 해보고 이익을 사회에 나누면서 깨닫게 되는 살아있는 배움입니다. 학교협동조합은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운영돼요. 조합원들의 이익을 넘어, 공동체 전체를 위해 또는 사회적으로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활동하는 협동조합이죠. 사업을 통해 수익이 나더라도 이를 조합원들에게 나눠주는 대신 사회에 기부하거나 사업에 재투자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국사봉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의 학생조합원들을 만나 학교협동조합이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국사봉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의 학생조합원들을 만나 학교협동조합이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국사봉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에 가다
그렇다면 학교협동조합을 실제로 운영하는 학교의 모습은 어떨까요. 윤신혜·지나현 학생기자가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국사봉중학교를 찾았습니다. 이 학교는 2016년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하고 교내 매점 ‘그냥가게’와 매점 옆 공간을 활용한 북카페 ‘라온’을 열었어요. 지난해부터는 학교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짓는 데 나서 올해 안에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사봉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을 함께 꾸려가는 학생조합원들과 김임영 이사장, 최영옥 상근매니저, 최소옥 교사조합원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안녕하세요. 저희는 사회적협동조합 동아리 학생들이에요. 다른 학생조합원들을 대표해 협동조합 일을 하고 있어요. 최근에 했던 활동 중에 기억에 남는 건 봉봉마켓과 시식회예요. 봉봉마켓은 학생들이 각자 팀을 짜서 창업 아이템을 선보이는 축제였죠. 시식회는 매점에 새로 들어올 음식 후보들을 여러 학생들이 시식해보고 평가하도록 마련한 행사였어요. 학생들 반응이 좋아서 재밌고 뿌듯했습니다.” 고민서(2학년)

'그냥가게'라는 매점 이름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조합원들이 함께 정했다. 학생조합원이 만든 매점 홍보 포스터의 모습.

'그냥가게'라는 매점 이름은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받아 조합원들이 함께 정했다. 학생조합원이 만든 매점 홍보 포스터의 모습.

“매점에 오는 아이들이 새치기하지 않고 줄을 잘 서도록 유도하고 매점을 청소하기도 해요. 바른 먹거리 홍보 포스터를 만들어서 등교시간과 점심시간에 캠페인도 하고요. 겨울에는 김치를 직접 담가 홀로 사는 어르신들에게 나눠드리기도 했죠. 좋은 일을 하니 보람 있었어요.” 안솔(3학년)

“매점에 붙인 캠페인 문구나 메뉴판 같은 것도 저희가 직접 꾸며요. 저쪽에 미니언즈 그림으로 색칠한 쓰레기통도 저희가 만들었죠. 가끔 학생들이 망가뜨리면 속상해요.” 고윤지(1학년)

“메뉴 가격을 정할 때도 조합원들이 모두 회의를 거쳐서 결정해요. 최근에 우리밀 와플 과자의 가격을 올렸죠. 원가가 오른 데다 이윤이 너무 적었거든요. 회의를 통해 개당 이윤을 70원에서 120원으로 높였어요. 작년에는 아이스크림 판매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였죠. 유독 아이스크림 포장지 쓰레기가 지저분하게 버려졌고, 추운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으면 건강에 좋지 않다는 학부모 조합원분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어요. 하지만 학생들은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는 의견이 강했죠. 결국 여름에만 한시적으로 판매하기로 했어요. 종류도 친환경 제품과 일반 제품을 절반씩 구비하기로 절충했고요.” 전서희(3학년)

학생조합원들이 직접 색칠한 쓰레기통을 비치해 매점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분리수거를 잘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학생조합원들이 직접 색칠한 쓰레기통을 비치해 매점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분리수거를 잘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저는 아이들이 이 학교 1·3학년에 다니고 있는 학부모이기도 해요. 아이들이 매점에 와서 엄마를 보면 반가워해요. 간식 사달라고 조를 수 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웃음). 협동조합이라는 게 처음에는 낯설었는데 호기심이 생겨서 매니저까지 하게 됐어요. 매점에서 일하면서 내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죠. 학교 일에도 참여하고요. 학부모로서 진짜 교육의 주체가 된 것 같아요.” 최영옥 상근매니저

“사실 우리 협동조합은 생태 에너지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어요. 학교에서 에너지에 대한 수업과 함께 태양광 에너지 이용을 해보자는 목소리가 나왔죠. 하지만 태양광 설비를 짓는 비용이 많이 들어서 올해 2월에야 준공식을 할 수 있었어요. 그사이 매점 운영을 시작한 거죠. 우리 협동조합에는 학생·학부모·교사 그리고 마을 주민까지 150명 이상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사회적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이익이 나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사회에 기부한다는 점이 뿌듯해요. 내 이익만 챙기는 게 아닌, 나눔의 매력이죠.” 김임영 이사장

학교협동조합은 학생들에게 바른 먹거리와 친환경 제품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한다. 사진은 친환경비누를 만들어 보는 학생들.

학교협동조합은 학생들에게 바른 먹거리와 친환경 제품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한다. 사진은 친환경비누를 만들어 보는 학생들.

“우리 학교 매점은 이익을 내는 게 목적이 아니에요. 그래서 제품의 질이나 학생들의 건강 문제, 수익으로 사회에 도움을 주는 방법 등에 대해 고민하죠. 학생조합원들은 의사 결정 과정에 동참함으로써 민주시민 역량과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게 되고요. 출자금 1만원을 내고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협동조합에 대한 연수를 받거나 마을 탐방 등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요. 가입 기념품을 받기도 하죠. 출자금은 졸업할 때 조합을 탈퇴하면서 돌려받습니다.” 최소옥 교사조합원

미니 인터뷰mini interview

장이수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 대표

장이수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 대표.

장이수 학교협동조합지원센터 대표.

-지원센터가 생긴 이유는 무엇인가요.
“학교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복잡해서 처음 하는 사람에게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먼저 조합을 설립해본 분들이 조언을 해주고 도움을 주곤 했어요. 그러다 좀 더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지원센터를 만들게 됐습니다.”

-학교에 협동조합이 왜 필요한가요.
“정해진 교육과정을 따라가야 하는 학교 안에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협동조합이 있으면 여러 사람이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하나의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죠. 학생들에게는 자신이 하고자 하는 걸 실험해볼 수 있는 장이 되기도 해요. ‘실패해도 괜찮다’는 기회가 주어지는 거예요.”

-학생조합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조합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일을 나눠서 맡습니다. 조합이 하는 사업에 대해 다른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상품을 개발하거나 홍보하는 일도 해요. 출자금이 얼마큼 걷히고 어떻게 쓰였는지 점검하기도 하죠. 매점을 운영하는 경우 판매되는 음식이 건강을 해치지는 않는지 확인하는 역할도 해요.”

-학생조합원에게 운영에 따른 책임도 묻나요.  
“학생들 혼자 힘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어른 조합원들도 힘을 합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설령 실수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만회할지 함께 머리를 맞대면 돼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주변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예요.”

-학교협동조합이 다른 협동조합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학교를 기반으로 하는 교육·경제 공동체라는 점이죠. 돈만 버는 사업체가 아니라 교육적인 활동을 한다는 차이점이 있어요. 비영리 사회적 협동조합이기 때문에 수익이 나면 ‘착한’ 일에 써야 해요. 또한 운영에 있어서 학생들의 역할이 크다는 것도 특징이에요.”

-조합원으로 활동하는 경험이 학생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다른 친구들은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학교 안팎에서 많이 해보게 돼요. 어떤 순서를 일을 해야 효율적이고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가게 되죠. 어른들도 많이 만나고요. 학교에 다니면서 시간을 쪼개 협동조합 활동까지 하는 게 쉽지는 않아요. 하지만 어떤 문제가 있거나 내게 필요한 게 있을 때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는 법을 알게 됩니다. 또 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해보면서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죠.”

-학교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보통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요.
“학교마다 다르지만 빠르면 3개월, 늦어지면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해요. 앞으로는 학교협동조합을 도와주는 지원센터가 전국 각 지역에 생길 예정이에요. 그러나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보다는, 어떤 목표를 갖고 어떤 사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요. 학교협동조합은 해산 절차가 설립만큼이나 까다롭습니다. 사회적 책임 때문이죠.”

또 어떤 학교협동조합이 있을까

부산 금성초등학교  
해발고도 801m에 달하는 금정산성에 위치한 금성초등학교는 도심과 떨어져 있는 학교입니다. 불편할 수 있는 환경이지만 오히려 주변의 자연을 활용해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수업을 해오고 있죠. 학부모들의 주도로 설립된 금성교육문화협동조합은 방과후 프로그램을 개발했어요. 밧줄을 재료로 자연 그대로의 나무들을 이용해 놀이를 하는 ‘숲 밧줄 놀이’, 자연을 해치지 않는 미술활동 ‘자연미술’, 생태 텃밭에서 제철 작물을 기르는 ‘지렁이농부교실’ 등 이름만 들어도 재밌을 것 같은 프로그램들이에요.

숲 밧줄 놀이를 하고 있는 금성초 학생들. [사진=금성교육문화협동조합]

숲 밧줄 놀이를 하고 있는 금성초 학생들. [사진=금성교육문화협동조합]

서울 영림중학교  
학교 매점에서 질 낮은 간식을 판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이 매점을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협동조합을 만들게 됐어요. 친환경 제품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매점을 열고 ‘여물점(여유 있고 물 좋은 매점)’이라는 이름을 붙였죠. 친환경 식품은 맛이 없을 거라는 학생들의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시식회도 열었어요. 지금은 학생들의 인식이 달라져 친환경 간식의 인기가 매우 좋다고 하네요.

학교 매점인 '여물점'. [사진=영림중 학교협동조합]

학교 매점인 '여물점'. [사진=영림중 학교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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