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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간선거 앞두고 다시 흔들리는 증시…외국인·기관 ‘팔자’에 2% 급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 증시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가 ‘동반 팔자’에 나서면서 2% 넘게 하락 중이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19포인트(0.77%) 내린 2079.81로 출발했다. 개장과 함께 지수 하락 폭이 확대되면서 오전 한 때 전 거래일 대비 2.07% 하락한 2052.67로 거래되기도 했다. 오전 11시 21분 현재 코스피는 1.51% 내린 2064.45, 코스닥은 0.79% 하락한 685.20에 거래 중이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지난 2일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지난 2일 코스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합의안 작성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반등했다. 전일 대비 68.85포인트(3.39%) 상승하며 2096.00에 마감하면서 2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하지만 이런 회복세는 오래 가지 않았다. 이번 주 시작과 함께 다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해 ‘팔자’에 나서면서 지수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8일 미국 정책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달 미국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5만 명 증가했다는, 시장의 예측(19만 명)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온 것도 한국 증시에 부담이 됐다. ‘고용 경기 회복→금리 인상→신흥국 증시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국제 유가도 신흥국 주식시장 불안감을 키웠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대(對)이란 2차 경제 제재 시행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우려감이 신흥국 증시 하락 위험을 자극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6일로 다가온 미국 중간 선거가 한국 증시의 변동성을 키우는 가장 큰 원인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간 선거 결과는 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과 금융시장에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연구원은 선거 결과에 따른 시장 반응을 세 가지로 전망했다.

첫 번째는 미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하원은 민주당이 점유하는 구도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이런 결과가 나오면 지금과 같은 트럼프의 미ㆍ중 무역 분쟁 강경 분위기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증시에 중립적 영향을 끼치거나 일부 호재가 될 수 있다.

두 번째는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를 차지하는 시나리오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건 추가 감세안과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커질 수 있다. 미국 증시에는 분명한 호재지만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에 미칠 영향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다. 달러 강세와 국채 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하면서 신흥국 증시엔 부담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민주당이 상ㆍ하원 모두를 장악하는 구도다. 미ㆍ중 무역 분쟁의 해결을 기대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고 이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미 중간 선거 결과가 어떻든 한국 증시의 극적인 반등을 기대하긴 아직 섣부르단 분석이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조정폭이 과하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겠지만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명분도 불충분하다”며 “미국 기준금리 인상, 달러 강세, 실적 우려, 미ㆍ중 무역 분쟁 등 이미 시장에 부담을 주었던 재료들이 반복되는 상항”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서 연구원은 “이런 문제가 쉽게 해소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증시에) 여전한 부담”이라고 진단했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달 주식시장은 대외적인 위험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수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과 관련된 위험은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2020년 재선에 성공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 타결 카드를 아껴둘 것으로 예상하며, 다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부각되면서 지수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미국의 중간 선거 결과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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