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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이의 커리어 상담소]"직무를 바꾸고 싶은데 내가 뭘 잘 하는지 모르겠어요"(3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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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 ( folin.co )에서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나를 성장시키는 이직의 기술>을 연재하는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가 당신의 커리어 고민을 듣고,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3회는 마케터로 일한 지 5년째인 박판매(가명)님의 고민을 들어봤습니다.

(※ 커리어 고민을 이메일에 적어 folin@folin.co 로 보내주시면,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가 사연을 뽑아, 맞춤형 솔루션을 드리겠습니다.)

(사진은 사연과 관련이 없습니다. Photo by Anh Nguyen on Unsplash)

(사진은 사연과 관련이 없습니다. Photo by Anh Nguyen on Unsplash)

5년 차 마케터, 박판매(가명)님의 고민은? 

마케터로 입사해서,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이 일 저 일 하다 보니 벌써 5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이 일이 저한테 안 맞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좋지도 않은 터라 요새 매사 심드렁하네요. 제 커리어를 제대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연차가 더 올라가면 직무를 바꾸긴 어려울 것 같고, 지금 직무를 바꿔봐야 할 때인지 고민이네요. 직무를 전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나에게 딱 맞는 일이 무엇인지, 누가 좀 족집게처럼 알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의 조언은?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직무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첫 번째 이유는 '일의 재미’와 직결되는 적성과 흥미인 것 같아요. 지금 회사에서 하는 일이 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인 것 같을 때, 우리는 이직을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랬는데요. 증권사에서 일 할 때, 1년 6개월 정도 헤지 트레이딩 (주식/선물/옵션을 금융 공학 모델링에 의해 매매하는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일이 그렇게 괴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일을 기획하는 걸 좋아하는데, 온종일 데스크에 앉아 숫자 싸움하며 트레이딩하는 일이 맞지 않더군요.

회사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게 내버려 두지 않죠. 내가 어떤 일에 진짜 적성과 흥미가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많고요. 제가 금융을 좋아해서 금융에 간 것이 아니라 ‘어쩌다 보니’ 그 일을 하게 되었던 것처럼. 아마 박판매님을 비롯해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도 비슷한 마음이실 겁니다.

직무를 바꾸고 싶은 두 번째 이유는 능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지만 일을 하다 보니 그 업계에서 정말 일을 잘하는 사람들의 DNA를 내가 갖고 있지 못하다고 느낄 때, 직무 전환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 3년간 개발 업무를 하다 스타트업 세계로 들어온 A는, "나는 개발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업계에 들어가 보니, 이미 그곳엔 중학교 때부터 코딩을 좋아해 그것만 해온 사람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죠. 본인은 너무나 평범하고 경쟁력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개발 경험을 어떻게 다른 직무로 이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셋째, 여기서 왜 일을 하는지, 일의 의미에 의문이 생길 때 직무를 바꾸고 싶어집니다. 한 제약회사의 세일즈로 일하던 B는 과장으로 진급하며 신입사원 교육을 맡게 됐는데요. 자신이 교육한 신입사원들의 안색이 점점 안 좋아지는 것을 보고 인적 자원 개발(HRD)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을까, 그들을 돕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다니고 있는 업계가 쇠퇴기에 접어들면 직무 전환을 생각하게 되죠. 아무리 생각해도 이 일의 미래가 보이지 않을 때 말입니다. 여러분의 지금 회사, 일은 어떠신가요?

금융계에서 구조화 상품 마케팅/세일즈를 하다, HR과 관련된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로.
직무 전환의 좋은 예가 바로 저이기도 해서, 이번 3회에서는 제 이야기를 빗대어 실질적인 팁을 드리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작게' 시작해 보세요. 사이드 프로젝트도 좋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는 게 실행의 시작입니다.

해보고, 만나봐야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막연하게 생각해 온, 어쩐지 재밌을 것 같은 일이, 진짜 나에게 맞는 일 인지요. 지금 하는 일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이유도, 그 일을 하기 전에 충분히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잖아요.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관심 있는 분야에 접근해보세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경험을 쌓은 뒤, 그것을 본업으로 만드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 경우는, 대학원에서 금융 시장에 관심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소규모 세미나를 열어봤는데, 해보니 그 일이 너무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평소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해 결핍이 컸는데 그 부분도 충족됐고요. 그 이후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란 일을 창직하게 됐습니다. 처음부터 작정하고 시작한 일은 아니었던 셈이죠.

저는, 직무를 전환하기 위해 대학원에 가거나 책으로 해결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관심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보세요. 느슨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세요. 그들의 ‘살아있는 경험’을 듣는 것이,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됩니다.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역량을 갖추었는지,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되는지, 실질적으로 꼭 필요한 경험이나 공부가 있다면 어떤 것인지, ‘물어보세요’.

모르는 사람에게 메일 보내는 것, 콜드 콜이라 하는데요, 소셜 멘토링 '잇다'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고, 링크드인에서 다른 사람에게 메모를 보내는 기능도 활용해보세요. 오프라인 세미나나 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는, 관심 있는 분야에서 먼저 일하고 계신 분들을 열심히 찾아서, 기사나 페이스북 콘텐츠들을 보다가, 용기가 생길 때 페이스북 메시지를 보내고 찾아가 만났어요. 어떻게 연락하고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두렵거나 감이 안 오신다면,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의 6화를 참고해주세요. 대화리서치를 위한 좋은 질문 일곱 가지를 담아 놓았습니다.

두 번째, 경력직의 직무 전환은 사실 꿈과 이상만으로는 잘 안 됩니다. 현실적으로 ‘경험과 실력’이 있어야 가능해요.

단, 이 경험과 실력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해왔던 일에서 강점을 찾아 그 강점을 해보고자 하는 직무에 연결해보세요. 스티브 잡스는 ‘Connecting the Dots’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여러분이 그동안 해왔던 경험들을 이어보는 것이죠.

저는 증권사에서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보는 일을 많이 했는데, 그 일을 하면서 쌓아온 경험과 강점을 현재의 일에 적용해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성장 단계를 분석하고, 개인의 성향과 강점을 고려해 더 좋은 회사를 함께 찾아가는 일을 하고 있거든요.

그동안 해왔던 일에서 본인의 강점을 찾고, 그 일에서 파생될 수 있는 다른 일은 무엇일까 고민해보세요. 마케팅을 5년간 해왔다면, 그간 수많은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광고를 만들고, 유튜브나 온라인을 통한 바이럴 마케팅도 해보셨을 텐데,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무엇이고 왜 재미있었는지, 잘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해보고 싶었는지, 어떤 일로 확장할 수 있는지 고민해 보는 것이죠.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지면, 관심 있는 분야의 교육기관, 즉 국내/국외의 대학원을 포함해 패스트캠퍼스나 스터디파이, 유다시티, 유데미, 코세라 등에서 진행하는 교육의 ‘커리큘럼’을 먼저 꼼꼼하게 보세요. 강사들의 이력도 살펴보시고요. 그 일을 잘한 사람이니까 강의를 할 텐데요. 그 사람은 어떤 일을 해왔는지 따라가 보세요. 저는 이렇게 커리큘럼을 살펴보고, 관련된 책과 동영상 등에 파묻히는 기간을 한동안 보냈습니다.

지금 하던 일을 그만두고 막연히 직무를 전환하겠다는 목적으로 대학원을 가는 것은, 별로 추천해 드리지 않습니다. 학위가 하나 더 생긴다고 갑자기 그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 일을 할 수 있는 ‘실력’이 생기는 것이죠.

세 번째, 직무 기술서(Job Description)를 많이 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시장에서 어떤 직무에 대한 수요가 있는지,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도구에요. 좋은 인재를 채용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은 회사일수록, 직무 기술서가 매우 자세한 편인데요, 어떤 역량과 스킬을 요구하는지 상세하게 기술되어 있습니다. 저는 구글이나 카카오를 비롯해 J.P.Morgan, 토스, 위워크, 우버 등 변화를 선도하는 기업들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Career’ 코너를 보며 어떤 직무를 채용하는지, 요구하는 역량은 무엇인지를 확인해요. 이 방법은 꽤 유용합니다. 참조해보세요.

“길을 잃는다는 건, 그 길을 찾는 방법.”
방탄소년단 'LOST' 가사 중

Photo by Pietra Schwarzler on Unsplash

Photo by Pietra Schwarzler on Unsplash

앞으로 우리는 평생직장은 고사하고 평생 직업도 없어지는 시대를 마주하게 될 텐데요. 이런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은, 나의 ‘진짜 일’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찾고, 시도하고, 도전하며 계속 움직이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 때문에 답답하고, ‘이게 다 삽질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신이 한 모든 삽질은 언젠가는 다 생산적인 방식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으니, 용기를 내어 도전해보세요. 그 여정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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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1년에 300명 이상 커리어를 상담하고 미래 설계를 돕는 인재 개발 전문가. J.P 모건,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권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과 기업의 최신 동향을 분석해 거시적인 시각에서 개개인의 커리어를 설계해준다. 대기업, 외국계, 스타트업 등과의 다양한 협업을 통해 현장의 ‘진짜 일’을 말한다. <이기는 취업>을 썼고, 현재 지식 콘텐츠 플랫폼 폴인 fol:in에서 <당신은 더 좋은 회사를 다닐 자격이 있다: 나를 성장시키는 이직의 기술>을 연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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