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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초당서 4세기 신라 장수의 갑옷 출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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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초당동 토광목곽묘에서 출토된 찰갑과 철모, 장경호. [사진 강원고고문화연구원]

강릉 초당동 토광목곽묘에서 출토된 찰갑과 철모, 장경호. [사진 강원고고문화연구원]

강릉 초당동 유적에서 출토된 찰갑과 토기. [사진 강원고고문화연구원]

강릉 초당동 유적에서 출토된 찰갑과 토기. [사진 강원고고문화연구원]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에서 4세기 신라 장수의 것으로 추정되는 찰갑(札甲)이 출토됐다. 강원고고문화연구원(원장 지현병)은 현재 조사 중인 강릉시 초당동 544-5번지 일원에서 찰갑이 나왔다고 밝혔다.

 찰갑은 작은 미늘 조각을 이어 붙여서 만든 갑옷으로, 이번 찰갑은 이 인근의 토광목곽묘에서 나왔다. 지금까지 확인된 토광목곽묘의 규모는 길이 약 3.05m, 폭 1.4m, 깊이 25cm 정도다. 바닥에는 지름 5~10cm의 작은 돌을 사용해 시상대(屍床臺)를 마련하였으며 시상대 가장자리로 목곽의 흔적이 남아 있다.

찰갑은 시상대의 서단벽 쪽에서 발견되었으며 몸통을 보호하는 부분 이외에 목의 뒷부분을 보호하는 목가리개(경갑), 어깨를 보호하는 어깨가리개(견갑)가 함께 확인됐다. 찰갑 옆에는 긴목항아리, 짧은목항아리 등 신라 토기들과 금귀걸이 한 쌍이 함께 부장돼 있어, 신라 토기의 연대를 고려했을 때, 4세기 대 강릉지방에 주둔한 신라 장수의 것으로 보인다.

찰갑과 함께 출토된 토기. [사진 강원고고문화연구원]

찰갑과 함께 출토된 토기. [사진 강원고고문화연구원]

『삼국사기』 에 따르면 395년(신라 내물왕 42년) 말갈이 북쪽 변방(현재 강릉 인근)에 침입해 신라가 크게 패했고, 450년(신라 내지왕 34년)에는 하슬라(강릉의 옛 지명) 성주 삼직(三直)이 고구려의 변방 장수를 살해한 사건 등이 기록돼 있다.

 4~5세기대 강릉지역을 중심으로 고구려와 신라 간에 국경 충돌사건이 빈번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동안 강릉지역에서는 여러 신라 고분이 조사됐으며, 초당동 고분군의 대형 석곽묘에서 금동관, 관장식, 나비 모양 금동 관모장식 등 신라 상류층의 물건들이 출토된 바 있다.

강원고고문화연구원 윤석인 책임연구원은 "완전한 형태의 찰갑이 영동 지역에서 발견된 첫 사례"라며 "이른 시기부터 신라가 강릉 지역을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인식해왔음을 보여주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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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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