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함께한 산행에서 입은 등산복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들이 입었던 것과 같은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90분간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함께 청와대 뒤편 북악산 산행을 했다. 성북구 홍련사에서 출발해 숙정문을 거쳐 창의문까지 약 3.4㎞ 코스에서 진행된 이 날 산행은 2시간 남짓 이어졌다.
이번 산행에서 가장 눈에 띄던 것은 문 대통령의 등산복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검은색 등산바지에 파란색 등산용 점퍼를 입었다.
해당 점퍼는 지난달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백두산 천지를 오를 때 특별수행원에게 제공됐던 것과 동일한 제품이다. 당시 정부는 백두산의 낮은 기온을 고려해 방한용 패딩과 바람막이 점퍼를 서울에서 급하게 공수해 수행원에게 제공했다.
문 대통령은 그 중 등산용 바람막이 점퍼를 입은 채 이날 북악산을 올랐다. 문 대통령은 백두산에 오를 땐 검은색 코트 차림이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한 달 남짓 남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답방 때 김 위원장과 한라산을 함께 오르고 싶다는 희망을 전달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김 위원장과 백두산에 올랐을 당시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 이렇게만 돼 있어서 좀 가물 때는 마른다”며 한라산을 언급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문답에서도 한라산 방문 준비에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답방 때 보여주고 싶은 곳에 대한 질문에 “지난번에 (북한에)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로 김 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할 때 정말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이 된다”며 “아직 일정이 구체화 되지 않아서 계획을 세우고 있지는 않다. 일정이 잡히면 (김 위원장이) 얼마의 시간을 보낼지 알 수 없으니 거기에 맞춰서 일정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속담에)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김 위원장이)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