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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 레드햇 39조원에 인수…IT기업들 왜 클라우드에 올인?

중앙일보

입력

IBM이 급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을 잡기 위해 소프트웨어 기업 레드햇을 340억 달러(약 38조8400억원)에 인수한다.

28일(현지시간) IBM은 레드햇 주식을 주당 190달러, 총 340억 달러에 현금 인수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인수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인수ㆍ합병(M&A)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이며, 소프트웨어 분야 M&A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니 로메티 IB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업 레드햇 인수를 발표했다. 사진은 로메티 회장과 제임스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CEO. [사진 IBM]

지니 로메티 IBM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업 레드햇 인수를 발표했다. 사진은 로메티 회장과 제임스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CEO. [사진 IBM]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은 이날 레드햇과 공동 성명을 발표하면서 “레드햇 인수는 ‘게임 체인저’”라며 “IBM이 클라우드 시장의 모든 것을 바꿔 세계 1위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CEO는 IBM의 경영진에 합류하기로 했다.

1993년 미국에서 설립된 레드햇은 기업용 오픈소스 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 같은 기업용 운영체제(OS)와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이와 관련한 관리와 기술을 가입한 회원 기업에만 서비스 형태로 판매한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전문 지식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외부의 기술지원과 유지 보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포춘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10곳 중 9곳이 레드햇 제품을 사용할 만큼 고객군이 다양하다.

레드햇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최근 클라우드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왔다.

클라우드ㆍ블록체인ㆍ사물인터넷(IoT) 등 차세대 IT 기술들은 여러 주체를 연결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핵심인데 과거 폐쇄적인 소프트웨어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사용하기에 편리하기 때문이다. 각종 시스템ㆍ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관리ㆍ운영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목적도 크다.

한때 개인용 컴퓨터(PC) 등으로 컴퓨터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IBM이 레드햇을 인수한 것도 클라우드 시장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다.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시장 점유율 50%가 넘는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MS), 알리바바, 구글 등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부에서 수익의 절반 이상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IBM도 최근 클라우드 사업에 올인하고 있지만, 경쟁사들보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로메티 회장은 “오늘날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를 도입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지만, 아직 그 비율은 20%에 불과하다”며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MS가 지난 6월 오픈소스 커뮤니티 ‘깃허브’를 75억 달러(약 8조56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번 IBM의 레드햇 인수와 비슷한 맥락이다. 깃허브는 전 세계 수십만 명의 개발자들이 각종 소스코드를 올리는 커뮤니티다. MS는 깃허브에서 진행되는 각종 프로젝트를 선별해 소속 개발자를 MS 프로젝트에 참여시키거나 먼저 적용하면서 클라우드ㆍ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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