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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평양선언 ‘셀프비준’은 반의회 폭거”…헌재에 효력정지 가처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자유한국당은 29일 평양 공동선언과 남북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서를 헌법재판소에 접수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김병준 위원장(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등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김병준 위원장(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등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효력정치 가처분 신청인은 ‘자유한국당 외 112명’이라고 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설명했다. 지난 23일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로 비준한 평양선언은 이날 관보에 게재돼 효력이 개시됐다. 또 남북군사합의서는 26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비준 절차를 남북 상호 간 통지함으로써 이미 효력이 발생한 상태다.

앞서 한국당은 “국회 비준 동의 없는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 비준은 위헌”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관보 게재로 효력이 생기자 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도 ‘셀프 비준’에 대한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은 “헌법 60조 1항을 보면 국회가 (비준 동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법적 효력을 부여하려면 헌법이 규정하는 안전보장 선언으로 국회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며 “평양 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는 헌법이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인 선언에 불과하며, 법적 효력은 부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재경 한국당 의원은 “판문점 선언은 원론적인 큰 틀이고, 구체적 내용은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에 있으므로 더 구체화된 내용을 비준 동의를 하는 게 맞다”며 “(판문점 선언은 비준 동의를 요청하고 평양선언과 군사합의서는 국무회의에서 비준한 것은) 법도 안 만들어졌는데 시행령부터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원유철 의원도 “모법(母法)이라고 할 수 있는 판문점 선언을 비준 동의 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에서 부속합의서를 ‘셀프 비준’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에 조 장관은 “평양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는 판문점 선언의 부속합의서의 성격도 있지만 서로 별개의 합의서”라고 답변했다. 이에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은 “헌법과 달리 남북관계발전법 21조 3항에 군사합의서는 (국회 비준 동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법이 이런 부분까지 포함하도록 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 장관은 “보완·발전시키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김병준 위원장(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등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김병준 위원장(가운데), 김성태 원내대표, 김용태 사무총장 등이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출석한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감에서도 남북군사합의서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비준과 관련해 국무회의에서) 특별한 의견 제시나 발언을 했느냐”고 묻자 정 장관은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이 의원은 “남북군사합의서가 문제가 많다는 우려가 있는데 어떻게 한마디도 안 하고 지나갈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한국당 남북군사합의 검증특별위원회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군사합의는 정부 스스로 대한민국의 국방을 포기하는 굴욕적인 불평등 합의임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가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없이 북한과 일방적으로 합의하고 일방적으로 공식화한 것은 도저히 대한민국 정부가 한 일이라고 볼 수 없는 국방 포기”라며 “명백한 위헌이요, 반 의회 독재 폭거”라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논의해 발의할 예정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최근 탈북민 기자를 남북 고위급 회담 취재단에서 배제하는 등 북한 정부에 대한 과도한 저자세를 보이고 있는 조 장관에 대해 의총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해임건의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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