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핀잔을 줬다고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정 의원은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질의 시간에 이같이 말했다.
정 의원은 조 장관에게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옥류관 행사 때 평양을 찾은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서 이 위원장이 불쑥 나타나더니, 정색하며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고 했다. 보고받았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조 장관은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이 위원장이 불쑥 온 것은 아니고, 그 자리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이 위원장이 총수들에게 왜 그런 핀잔을 준 것이냐" 묻자 조 장관은 "북측에서는 남북관계가 속도를 냈으면 하는 게 있다"고 답했다.
조 장관의 답변에 정 의원은 "총수들이 가서 경제 협력 얘기할 처지가 아니지 않으냐. 면박을 주는 것도 의도적인 것 아니겠냐"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것 같다. 국민 자존심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으로 나선 이 위원장은 지난 10·4선언 11주년 공동행사 때도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당시 조 장관이 고위급회담 대표단 협의 장소에 5분 정도 늦게 나타나자 "일이 잘될 수가 없다"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