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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고개숙인 커쇼, 이번 가을도 잔혹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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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전 6회초 보스턴 무키 베츠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는 클레이턴 커쇼(왼쪽). [AP=연합뉴스]

5차전 6회초 보스턴 무키 베츠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는 클레이턴 커쇼(왼쪽). [AP=연합뉴스]

이번 가을도 '잔혹동화'였다.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30)가 월드시리즈 5차전 패배를 막지 못했다.

커쇼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 월드시리즈 5차전 선발 등판해 7이닝 7피안타(3피홈런)·5탈삼진 4실점했다. 1승3패로 몰렸던 다저스는 보스턴에 1-5로 지면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이다.

커쇼는 1회 1사 1루에서 스티브 피어스에게 좌중월 투런포를 맞았다. 포심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몰린 게 화근이었다. 하지만 1회 말 데이비드 프리즈가 솔로포로 반격했고, 커쇼도 힘을 냈다. 커쇼는 2,3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4회에도 J D 마르티네스에게 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잰더 보가츠를 상대로 유격수 앞 병살타를 이끌어내 세 타자로 마무리했다. 5회는 또다시 삼자범퇴.

7회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더그아웃에 홀로 앉은 커쇼. [AP=연합뉴스]

7회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더그아웃에 홀로 앉은 커쇼. [AP=연합뉴스]

그러나 6회에 또다시 홈런이 터졌다. 무키 베츠가 2볼-2스트라이크에서 커쇼의 낮은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3-1. 커쇼는 7회에도 마르티네스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점수. 커쇼는 1사 1,2루 실점 위기에 몰렸으나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와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를 범타로 처리해 추가실점은 막았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8회 구원투수 페드로 바에즈를 올려 커쇼와 임무를 교대하게 했다. 경기가 보스턴의 승리로 끝나면서 커쇼는 1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도 패전투수가 됐다.

커쇼는 '지구 최고의 선발투수'란 별명을 얻은 다저스 에이스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3번이나 받았고, 평균자책점 1위 5회, 다승왕 3회, 탈삼진 1위 3번을 차지했다. 연봉도 3557만1428달러(약 405억원)로 MLB 최고다.

하지만 유독 포스트시즌만 되면 정규시즌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정규시즌에선 153승69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했지만 포스트시즌엔 9승9패, 평균자책점 4.28에 그쳤다. 특히 패하면 시리즈에서 탈락하는 일리미네이션 게임에선 다섯 번 선발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6.28로 부진했다. 이번에도 커쇼는 팀의 운명을 걸고 등판했지만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 부상 이후 구속이 떨어졌음에도 효과적인 투구를 선보였던 커쇼로서는 잔혹한 결과였다.

이번 결과가 더욱 아쉬운 건 커쇼가 이날 등판이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투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커쇼는 2013시즌 뒤 다저스와 7년간 2억1500만달러(2447억원)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올시즌 뒤엔 커쇼가 원할 경우 자유계약(FA) 선수가 될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넣었다. 다저스와 2년 계약이 더 남아있는 커쇼가 더 큰 돈을 원한다면 다저스를 떠날 수도 있다. 커쇼도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아직 어떤 결정을 할지는 모르겠다. 월드시리즈 이후 열흘 동안은 아주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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