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북경 등 미술학원이 중추|중국 미술의 오늘 ①

중앙일보

입력 1989.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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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세계적인 개방화의 물결을 타고 지리적으로는 지척이면서도 멀기만 한 나라로 여겨왔던 중국의 미술이 점차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폐쇄적인 문화정책 때문에 중국미술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거의 무에 가깝다. 양국 미술교류가 본격화할 것에 대비, 중국의 미술교육, 현대 중국화의 흐름, 중국의 미술정책과 작가환경, 중국미술의 내·외 유통과 그들의 미술에 대한 우리의 시각 정립 등을 정리하여 시리즈로 엮어본다.<편집자주>
흔히 중국을 가리켜 강대물박의 나라라고 한다. 땅이 넓고 나지 않는 물자가 없다는 뜻에서다.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40여배에 달하는 광활한 이 땅에는 인총도 많아 공식 집계된 인구가 10억을 넘는다. 인적자원의 차원만이라면 가공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장자량」(강가량) 「리닝」(이령)보다 훨씬 나은 기량을 지니고도 그런 사실조차 모른채 묻혀 있는 진주가 어딘가에는 반드시 있다.』 농담같지만 이 말에는 인적자원의 잠재력에 자신을 갖는 중국인들의 진심이 서려있다.
미술분야도 그 점에서는 예외가 아니다. 서와 함께 화가 일상생활 속에 녹아 있는 전통적 문화 풍토도 그렇지만 전체 인구의 규모를 반영하여 미술인구가 엄청나게 많다. 『중국사람 1백명중 1명은 화가』라는 빗말이 있을 정도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현재 중국전역에는 약2백만명의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업의 화가와 아마추어·취미 화가를 합한 수치인데 제대로 대접받는 작가는 10분의 1인 20만명 정도.
전업화가에 대한 국가의 인정절차는 엄격하고 까다롭다. 예컨대 나라가 취엄과 신분을 무한 보장하는 전업화가들의 모임인 중국미술가협회에는 86년말 현재 3천5백명 정도만이 회원으로 등록돼있다.
우리나라 미술협회보다도 규모가 작다는 것은 그 정선의 도가 어느 정도인가를 말해 준다.
중국미술가협회를 예로 들 경우 수도 북경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미술가를 배출하고 있는 지역은 상해·강소·절강 등 양자강 하류 유역일대다. 3천5백명중 6백50명 가량이 이 지역 출신으로 전체의 20%에 가까운 비율을 점하고 있다.
장강하류 일대는 산세가 기일하고 기후의 변화가 무상해서 특히 중국화의 사생에는 최적지로 알려져 있다. 이 지역은 오창석 임백년 부포석 육엄소 등 중국현대미술을 견인해온 명인들을 많이 낸 곳으로 유명하다.
미술가협회 외에 각 성에는 국화원이란 것이 있어 그 지역 작가들의 권익·복지를 도모하고 전람회 개최 따위를 주관한다.
미술대학은 전국에 약90개가 분포돼 있다. 이것은 미술학과를 둔 종합대학을 포함한 숫자인데 전업화가의 양성이란 면에서는 정작 주요 성·시에 독립적으로 설립, 운영되고있는 미술학원이 주축의 역할을 한다. 그 중에는 북경의 중앙미술학원을 비롯, 노신·절강·호배·사천·광주·서안·천율 미술학원 등이 유명하다. 과정은 학부 4년, 대학원 3년이다.
광주미술학원의 경우 재학생 수는 본과 3백13명, 전과(전문과정) 3백30명, 청강생 3백50명, 야간 47명, 대학원생 25명 등 모두 1천명 남짓 된다. 여기에 교수 67명(정교수14·부교수53), 강사 82명, 조교 66명, 행정직원 16명을 가산하면 생각 밖으로 규모가 크다는 것을 알수 있다.
학과는 중국화 조소유화 판화 공예미술(상품 설계 패션 염직디자인 및 공예회화 환경예술포함) 미술사범 등으로 나뉘어 있다. 고미술의 전승이나 민중미술의 전향적 창조작업을 이끌어갈 미술인재 양성에 목적을 두고 벽화과·민족미술과(중앙미술학원의 경우)등의 보다 세분된 학과를 설립, 운영하는 예는 우리가 충분히 눈길을 주어야 할 대목이다.
청강생을 제외한 이들 미술학원의 재학생들은 학비면제에 전원이 기숙사생활을 하며 졸업과 동시에 1백% 취업이 보장된다.
화가지망생은 고급 교육기관의 수에 비해 턱없이 많아 매년 7월에 실시되는 미술대학입시의 경쟁률은 가히 살인적이다. 작년 광주미술학원의 전체 경쟁률은 무려 80대 1을 기록,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실기시험은 우리처럼 석고상을 그리게 하는 고식적 방법을 버리고 살아 있는 인체모델을 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술 저널리즘도 꽤 발달돼 있다. 미술 전문의 신문으로는 『중국미술보』(북경) 『대중미술』(절강)등이 유명하며 『문화보』(북경) 『중국문예보』(북경)등은 예술일반을 다루면서도 미술 쪽에 비중을 두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잡지는 『미술』『중국화』『중국서화』등이 전국적인 배포망을 갖고 있고 그밖에 각 성·시나 미술단체에서 내는 잡지의 수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미술관계 단행본의 전문출판사로는 인민미술출판사가 전 중국을 대표한다. 이 출판사가 밝힌 바에 따르면 50년대 초부터 86년까지 발간한 미술단행본은 총 9천5백종에 37억2천만 책, 82∼86년4년 동안만도 2천4백종, 4억7천민책에 달한다.
그러나 미술전문지·지나단행본의 유통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술에 관한 한 종합일간신문과 텔리비전의 보도가 아직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게 중국의 현실이다. <정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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