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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특별 해설로 코트 돌아온 신치용 "쉽지 않네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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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단장을 거쳐 일선에서 물러난 신치용 삼성화재 고문.

감독, 단장을 거쳐 일선에서 물러난 신치용 삼성화재 고문.

"잘 못 하는 사람이 나서서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해설위원으로 데뷔한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현 삼성화재 고문)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랜만에 코트를 찾은 신 고문의 표정은 그 어느 때보다 밝았다.

신치용 고문은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배구 대한항공과 삼성화재의 V리그 1라운드 경기에서 특별 해설위원으로 중계에 참여했다. SBS 스포츠 윤성호 아나운서, 이종경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춘 신 고문은 평소 갖고 있던 배구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경기 전까지는 "어색하다"고 했지만 날카로운 분석력은 여전했다. "공정한 해설을 하겠다"는 약속대로 감독과 단장으로서 지도한 삼성화재 선수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신 고문은 "방송사에서 몇 번 요청했는데 거절했었다. 하지만 배구 팬들을 위해 서툴지만 해보기로 했다"고 했다. 그는 "어렵더라. 쉽지 않은 일"이라고 미소지었다.

27일 대한항공-삼성화재전에서 특별해설로 나선 신치용 삼성화재 고문(오른쪽). [SBS스포츠 화면캡처]

27일 대한항공-삼성화재전에서 특별해설로 나선 신치용 삼성화재 고문(오른쪽). [SBS스포츠 화면캡처]

신 고문은 1995년 삼성화재 초대감독으로 부임해 겨울 리그 최다 연승(77연승)을 쌓으며 최다 연속 우승(9년 연속) 기록을 세웠다. 프로화 이후에도 7연패를 포함해 통산 8회 우승을 이끌었던 신 고문은 감독 출신 첫 그룹 임원에 오르는 역사도 썼다. 2014-15시즌을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놓고 단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12월 단장에서 물러나 고문직을 맡았다. 52년간 배구계에서 일한 신 고문은 "12월 10일 이후 처음 경기장에 왔다. 떠난 사람이 (삼성화재에)관여하기 미안하니까 밖에서만 지켜봤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는 삼성화재의 경기였다. 신 고문은 "서브 리시브가 너무 흔들린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경기 전에 신진식 감독과 (사위인)박철우에겐 일부러 말을 하지 않았다. 경기를 하는 감독이나 선수가 신경쓰일까봐 그랬다"고 했다. '앞으로 다시 해설을 맡을 계획이 있는지'란 질문엔 "당분간은 계획이 없다. 시즌이 끝난 뒤엔 좀 더 생각해보겠지만 배구계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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