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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야 살인사건' 주범 감금 혐의 실형…살인은 별도 재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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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5일 태국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자신이 고용한 한국인을 살해하고 베트남으로 도피한 30대 남성이 인천국제공항을 토해 송환되고 있는 모습.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2018년 4월 5일 태국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자신이 고용한 한국인을 살해하고 베트남으로 도피한 30대 남성이 인천국제공항을 토해 송환되고 있는 모습. [경찰청 제공=연합뉴스]

이른바 '파타야 살인사건'의 주범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추가 기소된 살인 혐의는 별도로 재판을 받게 된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 10단독 이종우 부장판사는 감금, 강요, 도박장 개설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도박사이트 운영자 김모(33)씨에게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태국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지난 2015년 11월 21일 자신이 고용한 한국인 프로그래머 A씨(26)를 한국인 공범 2명과 함께 때려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해외에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개발 담당자를 감금하는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무차별 폭행을 당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피해 결과 등에 비춰보면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폭력 등 여러 차례 전과가 있고, 각 범행 대부분이 상해 범행으로 인한 누범 기간에 저질러진 사정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범행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감금·감요 범행에서 폭행 등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은 다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폭력조직원이었던 김씨는 태국에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 직후 현지 경찰에 붙잡힌 공범 2명과 달리 김씨는 베트남으로 달아나 2년 가까이 수사망을 피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으로 사건이 알려진 뒤 행적이 드러나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현지 수사당국과의 공조 끝에 김씨를 올해 4월 국내로 송환했다.

당시 검찰은 확보된 증거 자료 부족으로 살인 혐의를 제외하고 다른 혐의만을 적용해 우선 재판에 넘겼다. 이후 지난 23일 검찰은 김씨를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동시에 김씨의 기존 사건과 살인 사건을 병합해 심리해달라고 변론 재개 신청서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 선고 전 "이미 이 사건이 증거 조사가 다 마쳐져 심리가 다 끝났기 때문에 재개해서 병합하기 어렵다. 별도로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살인사건은 형사합의22부(이순형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첫 공판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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