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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재판부 설치에 왕따당한 김성태 "김명수 먼저 내보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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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더불어민주당)·김관영(바른미래당)·장병완(민주평화당)·윤소하(정의당) 등 여야 원내대표 4인이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법농단과 관련한 특별재판부 설치를 공식 촉구하자 자유한국당은 즉각 "사법부 부정이자 야권 분열 공작"이라며 반발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국토위 합동대책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변선구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국토위 합동대책회의를 마치고 회의장을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변선구 기자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재판부가 설치되려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자진사퇴하고 그 문제를 정리한 뒤에 국회 차원에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 사법부를 부정하는 특별재판부를 이야기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이나 민주당이 야권공조를 파괴하려는 정치 행위를 하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선후가 맞지 않는 야권 분열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당 사무총장도 통화에서 "국가를 무너뜨리는 일이고, 3권분립과 사법부 독립을 송두리째 파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총장은 "재판부 회피 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2심 재판 판사를 국회가 정하는 것은 재판체계를 허무는 일이다. 만약 1,2심이 끝나고 대법원에 가면 그때 가서 대법관도 국회가 선별해서 재판하자는 건가"라며 "민주주의 대원칙인 법치주의에 관한 것이지, 정치적 타협을 통해 다른 문제들과 같이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왼쪽부터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변선구 기자

다만 당 내부적으론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이날 "좀 더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도 김 원내대표 이외 별다른 비판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특별재판부를 강하게 반대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고용세습 국정조사 야 3당 공조에 자칫 균열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광덕 한국당 의원은 지난 11일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법관들로 특별재판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주 의원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법률 및 예규를 확인해본 결과, 법원이 자체적으로 충분히 중립적 인사들로 특별재판부를 구성할 수 있는데 굳이 입법부의 3권분립 침해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특별법 논의를 하자는 건 의도적인 정치 쟁점화"라고 전했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2일 오전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정론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장병완 민주평화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2일 오전 서울교통공사 고용세습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정론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변선구 기자

바른미래당 내에서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지상욱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입법부가 사법부를 단죄하려고 특별재판부를 만든다는 건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을 명백히 침해하는 행위다. 지금 헌법을 뒤집는 혁명이라도 하겠다는 건가"라며 "그렇게 중요한 일을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과 상의도 없이 마음대로 처리하나"라고 반발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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