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원 상당의 가짜 비아그라를 밀수입하려 한 중국인 보따리상이 집행유예를 받았다. 밀수 과정에서 전량 압수돼 미수에 그쳤다는 점이 참작 사유가 됐다.
24일 인천지법 형사4단독(정원석 판사)은 관세법 위반 및 상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8월 31일 오후 12시 30분 중국 청도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가짜 비아그라 3만6000정(시가 3억8800만원)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밀수입하려 한 혐의다.
A씨는 가짜 비아그라가 든 여행용가방 손잡이에 기탁 화물택을 부착해 이미 가방이 엑스레이(X-ray) 검사대를 통과한 것처럼 속였다.
A씨는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의 항공편명이 사실과 달리 적혀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인천 세관 직원에 의해 덜미를 잡혔다.
재판부는 “성분이나 제조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중국산 모조품이 국내 대량 유통될 경우 치료제 시장 왜곡은 물론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가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가짜 비아그라가 모두 압수돼 유통 시도가 무산됐고, 이 판결 확정시 강제출국 및 입국금지가 예상돼 재범 가능성이 현저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판결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