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 떠나기 전, 목적부터 분명히 하자. 산을 오를지, 고기 파티를 벌일지,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망중한을 즐길지. 캠핑 목적에 따라 필요한 장비와 적절한 장소가 달라진다. 캠핑과 걷기여행이 결합된 ‘백패킹(Backpacking : 장비 일체를 짊어지고 이동하며 야영을 즐기는 행위)’을 즐긴다면 장비 구성과 목적지가 또 달라진다.
'솔캠' 즐기는 법
솔캠(솔로 캠핑)은 간소하게 떠나는 게 좋다. 대형 텐트나 거실 너비 만한 타프(비를 막아주는 천)는 필요 없다. 무겁거니와 혼자 설치하는 것도 버겁다. 나무 테이블이 있는 휴양림이나 캠핑장을 간다면 테이블‧의자도 필요 없다. 50만원이 넘는 거위 털 침낭이 있다면 든든하겠지만, 필수 아이템은 아니다. 전기가 들어오는 캠핑장이면 전기장판을 써도 되고, 핫팩을 여러 개 끼고 자도 어지간한 추위는 견딜 수 있다. 오히려 외로움을 달래줄 소품이 간절하다. 책이나 태블릿PC가 유용하다. 특히 태블릿PC는 조명이 필요 없어 캠핑을 하면서 e북을 읽기 좋다.
음식은 간편식을 권한다. 취사도구가 한결 가벼워진다. 백패킹을 하면서 삼겹살과 불판을 챙기는 사람도 있다. 무게는 둘째 치고, 쓰레기 처리가 문제다. 백패킹 용품업체 ‘제로그램’의 이현상 대표는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하고, 지역을 배려하는 캠핑 문화가 필요하다”며 “불을 쓰지 않는 비화식(非火食)도 좋다”고 충고했다.
솔캠을 시작하면서 비싼 장비를 모두 갖출 필요는 없다. 장비 대여업체를 이용하거나 국립공원 ‘풀옵션 야영장’을 가는 방법도 있다. 1박 4만원만 내면 큰 텐트에서 편하게 잘 수 있다. 침구, 취사도구, 침낭도 추가 비용을 내면 빌려준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고캠핑(gocamping.or.kr)에서 전국 캠핑장을 검색할 수 있다.
『열혈 백패킹』의 저자 이우철씨는 “백패킹 입문자라면 경기도 여주 강천섬이나 강원도 강릉 괘방산을, 솔캠은 단풍이 좋은 양양 미천골, 삼척 검봉산 같은 자연휴양림을 추천한다”고 귀띔했다.
최승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