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문 대통령의 ‘성모상’과 교황의 ‘올리브 가지’에 담긴 뜻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한 뒤 선물로 준비한 성모마리아상과 예수 그리스도 부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한 뒤 선물로 준비한 성모마리아상과 예수 그리스도 부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을 공식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예수님 얼굴상과 성모 마리아상을 선물했다. 교황은 문 대통령에게 올리브 가지와 자신의 책 등으로 화답했다. 선물들에는 모두 ‘평화’를 바라는 뜻이 담겼다.

38분간의 비공개 단독 면담을 끝낸 후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최종태 작가의 작품 ‘예수님 얼굴상’과 ‘성모 마리아상’을 전달했다.

최종태 작가. [사진 가나아트센터]

최종태 작가. [사진 가나아트센터]

최 작가는 한국 조각계 원로로 한국교회조각의 현대화와 토착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인의 얼굴을 한 소박한 모습에 성스러움을 담아 종교적으로 승화시킨 작품을 주로 만들었다.

가시면류관을 쓴 예수님의 모습은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와 수난을, 두손을 곱게 모으고 기도하는 성모마리아는 평화와 화합을 상징한다.

문 대통령이 두 작품을 소개하며 “평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고 말하자 교황은 “감사하다. 너무 아름답다”고 칭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에 선물한 올리브 가지.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에 선물한 올리브 가지. [AP=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리브 가지를 대통령께 드리고 싶다”며 “로마의 예술가가 평화의 염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천주교에서 올리브 나무는 ‘평화’를 상징한다.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난 교황은 당시에도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 나뭇가지가 그려진 메달을 전달하며 “당신이 평화를 건설하는 올리브 나무가 되는 게 내 소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시간) 축복한 후 우리 측 수행원에 전한 선물. [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현지시간) 축복한 후 우리 측 수행원에 전한 선물. [뉴시스]

교황은 또 성덕과 복음, 기쁨, 생태 보호에 관한 자신의 저서를 선물했다. 이어 비둘기 모형과 묵주를 축복해 수행원들에게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을 요청했다며 초청장에 대한 의사를 물었다. 교황은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말해 김 위원장의 방북요청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른 시일 안에 김 위원장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뜻을 전달해 공식초청창을 교황청에 보내는 등 공식 절차를 밟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방북이 이뤄지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는 한층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