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교황과 면담 돌입…김정은의 방북초청 의사 전달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바티칸에서 직접 얼굴을 맞댔다. [연합뉴스]

교황청을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이 교황을 만나는 것은 취임 후 처음으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8번째다.

문 대통령은 교황과 면담에서 올해 들어 잇따라 열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토대로 한 한반도 평화 정착 과정을 설명하고, 교황의 기도와 지지를 요구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밝힌 교황에 대한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하며 교황의 방북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에게 교황과의 만남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교황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답했다.

만약 이날 교황이 방북 의사를 밝힌다면 사상 처음으로 로마가톨릭 교화의 북한 방문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교황청은 문 대통령의 방문을 환대했다.

교황과의 단독 면담 전 바티칸 교황청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진행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에서는 한국어로 미사를 시작했고, 한국어와 이탈리아어를 병기한 바티칸 대축일 수준의 미사 경본을 특별히 제작해 사용했다.

교황과의 만남을 위해 찾은 교황궁에서는 간스바인 궁정장관 등 교황의장단의 영접을 받았다.

이어 트로네토홀에서 교황과 첫 인사를 한 데 이어 교황서재로 함께 이동해 기념 촬영을 한 뒤 통역만 배석한 채 면담에 들어갔다.

이날 면담에는 문 대통령과 교황, 통역만 배석했다. 교황과의 독대는 배석자가 없는 것이 원칙이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통역 등 최소한의 배석자가 함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교황과의 독대에서 나눈 대화는 기록이나 발설이 안 되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교황은 이날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 등을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1시간여 면담이 끝나면 교황에게 한국 측 수행원들을 소개하고 선물을 전달한 뒤 수행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면서 교황 면담 일정을 마무리한다.

한국 측 수행원은 강경화 외교·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백만 주교황청 대사 내외,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남관표 안보실 2차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윤종원 경제수석, 신재현 외교정책비서관, 몰타기사단 한국 대표인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