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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팔당호에 쏟아부은 돈 6조원…수질은 제자리걸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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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난 지난 8월 수도권 상수원인 경기도 광주시 광동교 인근 팔당호가 녹조로 덮혀 있다. [뉴스1]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난 지난 8월 수도권 상수원인 경기도 광주시 광동교 인근 팔당호가 녹조로 덮혀 있다. [뉴스1]

수도권 상수원인 한강 팔당호의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지방자치단체 등이 최근 10년 동안 6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수질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 등에 대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전현희(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팔당호 수질 개선을 위해 국고와 지방비, 수계관리기금 등이 6조 원 넘게 투자됐으나 수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질오염 지표인 생물학적 산소요구량(BOD)의 경우 2009년 1.3ppm에서 2011년 1.1ppm으로 개선됐으나, 2015~2016년 다시 1.3ppm으로 악화했다.
또, 지난해에는 BOD가 1.1ppm으로 개선됐지만, 올해는 8월까지 평균 1.3ppm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큰 변화 없이 1.1~1.3ppm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의 경우도 2009년 4.0ppm에서 2014~2015년에는 3.5ppm까지 개선됐으나, 2016년 3.9ppm으로 악화했다.
지난해에는 COD 3.7ppm이었으며, 올해는 8월까지 평균 3.9ppm으로 나타나는 등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4일 경기도 남양주시 한강 상류 팔당댐에 폭우에 떠내려온 쓰레기가 쌓여있다. [뉴스1]

지난달 4일 경기도 남양주시 한강 상류 팔당댐에 폭우에 떠내려온 쓰레기가 쌓여있다. [뉴스1]

반면, 2009년 이후 하수처리장 확충과 하수관로 정비 등 팔당호 수질 개선 사업에는 국고 1조3674억원과 지방비 2343억원이 투입됐다.

또, 수도요금에 포함된 물 이용 부담금으로 조성한 한강수계관리기금 4조5082억원도 하수처리장 같은 환경기초시설의 설치와 운영, 주민 지원사업, 수변구역 토지 매입과 관리 등에 투입됐다.

10년 동안 모두 6조1098억원이 투입된 셈이다.
더욱이 1999년부터 계산하면 팔당호 수질 개선을 위해 지난 20년 동안 9조2000억원이 투입됐고, 그 이전까지 포함하면 10조원이 웃돈다.

전 의원은 "2000만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 수질 개선을 위해 지난 10년 동안에만 6조원 이상 투자했는데도 수질은 답보 상태"라며 "환경부 등이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는 보이지 않고, 현상 유지하는 데 급급한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또 "주민 참여를 확대해 오염 저감 사업의 효율을 높이는 맞춤형 수질 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등 새로운 분석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팔당댐 상수원. [중앙포토]

팔당댐 상수원. [중앙포토]

한편, 한강유역환경청 측에서는 "팔당호 상류 등 한강 유역에서 개발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없었다면 수질은 지금보다 더 악화했을 수도 있다"며 "그동안 녹조의 원인인 총인(TP) 농도는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2006년 팔당호의 총인 농도는 0.055ppm이었으나, 최근에는 절반 수준인 0.022~0.029ppm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2016년 0.025ppm, 지난해 0.027ppm, 올해 1~8월 0.029ppm 등으로 최근 다시 악화하고 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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