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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글중심

콘돔 구하기 쉬워지면 청소년 성관계를 부추긴다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작년 광주에는 청소년만 이용할 수 있는 콘돔자판기가 설치됐다. [연합뉴스]

작년 광주에는 청소년만 이용할 수 있는 콘돔자판기가 설치됐다. [연합뉴스]

“이런 거에 물음표를 달기 시작하면 어쩌자는 거냐?”, “청소년은 어디서 구하나? 이 대목에서 급 당황. 인간이 자신의 욕구를 참는 법도 배우면서 성장하는 거지.”

‘청소년은 콘돔을 어디서 구하나’ 제목의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청소년이 성관계를 위해 콘돔을 구하는 행위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보는 것 같네요. 현재 한국에서 청소년은 콘돔을 누구나 구매할 수 있습니다. 법으로 금지된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청소년이 콘돔을 구한다는 사실 자체에 경악하는 시선 사이에서 청소년이 피임도구에 접근하는 일은 쉽지가 않습니다.

청소년 성관계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복잡미묘합니다. 네티즌들은 “맘껏 성관계하라고 콘돔 파는 것은 문제”라면서도 “그렇다고 13세부터 성관계 한다는데 모른 척할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법률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성가족부의 고시에서는 청소년의 일반 콘돔 구매는 허용하되 변형 콘돔은 판매를 제한하면서 ‘성의 자극적인 감각만 탐닉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청소년 성관계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때 이른' 성관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보니 법적 근거가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청소년이 콘돔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높기만 합니다.

실제로 많은 슈퍼, 편의점에서는 콘돔을 술, 담배와 같은 미성년자 판매금지 상품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는 알고 있는 법 조항과 사장님의 '다른 인식'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글들이 올라옵니다.

“중1 짜리 3명이 와서 콘돔 살 거라고 살 수 있냐 묻더라고요. 당황해서 일반형은 살 수 있다고 했더니...혹시 몰라서 사장님께 전화해서 물어봤더니 절대 안 된다고 하시네요 ㅜㅜ..애들은 합법적이라고 그러고.. 사장님이 안 된대서 못 판다니까 다른 데 가서 산다면서 나가더라고요”

일반 소셜 커머스에서도 콘돔은 성인용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어 구매를 위해서는 성인 인증이 필요합니다. 법은 청소년의 콘돔 구매를 허락했지만 청소년 성관계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사회 인식 때문에 청소년들의 콘돔 구매는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네티즌 의견은 팽팽하게 엇갈립니다. “콘돔은 피임을 위한 도구일 뿐 성관계를 부추기는 도구가 아니다”, “미디어에서 보고 듣는데 감춘다고 모르는 게 아니다”라며 청소년에게 오히려 정확한 피임방법을 교육해야 한다고 한쪽에선 말합니다. 무엇보다 피임의 사각지대에 청소년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지요. 온라인에서는 콘돔이 없어 비닐봉지로 피임을 했다는 청소년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경악스러운 현실이지요. 다른 한편에서는 “게임이 절제가 안 되면 피시방을 차려주느냐”라며 청소년 성관계를 어쩌지 못한다고 콘돔 구매를 허락하는 것은 무책임한 대처라고 지적합니다. 아직 어린 학생들의 이른 성관계는 신체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청소년을 걱정하는 마음만은 모두 한뜻이겠지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글중심(衆心)’이 네티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 어제의 e글중심 ▷노무현 정부는 반대했는데...문재인 정부는 유류세를 내린다네요 

* e글중심(衆心)은 '인터넷 대중의 마음을 읽는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 커뮤니티 글 제목을 클릭하시면 원문을 볼 수 있습니다.
* 반말과 비속어가 있더라도 원문에 충실하기 위해 그대로 인용합니다.

#클리앙

“아래 콘돔 자판기 이야기 보니 느낀 거지만 오죽 청소년들이 저런거 구하는게 굉장히 난관 수준일까 싶더라고요. 사례 들어보자니 홈플러스는 아예 신분증 검사마저 하는 모양이고 편의점 업주들도 기성세대 분중에선 술같은 19금 물건으로 아는 분들도 많습니다. 어차피 한국이건 미국이건 일본이건 사람 사는데면 성도 빠지지 않을수 없는데 그걸 굳이 숨겨야 할 필요를 모르겠습니다. 웃긴게 클량 말고 이정도 나이대 분들 위주의 사이트들만 눈팅해봐도 여전히 10대 수준 자녀가 콘돔 이란걸 아는거도 껄끄럽고 센세이션하다 생각하니... 미국은 학교마다 보건실에서도 나눠주고 또는 자판기 기본으로 존재할 정도죠. 마트에서 10대 커플끼리 사도 전혀 이상하게 보지도 않고 성 감춘다고 그게 완전 선비같고 멋있고 신사적이라 보지 않습니다 진짜 신사적인 건 있는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하고 나아갈 방향을 알아야하죠. 요샌 10대 커플들도 피임약이나 콘돔 등 잘 아는 모양인데 사회 전체 인식이 개선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해보입니다.”

ID 'CODE'

#다음 뉴스

"그리고 피임법도 정확히 교육해라.  화장실에 콘돔자판기도 넣고 여학생들이 산부인과에 자주 가는 문화가 생기고 낙태가 합법화 되어야 한다. 무조건 나쁜 거다라고 덮어놓고 미디어를 통해 왜곡된 영상을 보면 아이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고 정말 원치 않은 일이 생겼을 때 더 큰 사단이 난다. 부모 세대보다 미디어가 발달했는데 무조건 나쁜 거라고 속이기엔 너무 시대가 변했다."

ID 'In Frankfurt'

#네이버 뉴스

“청소년 성관계가 무슨 놀이입니까? 절제하는 방법과 적절한 교육책을 고민해야지 어차피 할 꺼 콘돔을 줘요? 섹스가 무슨 놀이냐구요. 게임 절제 안 되면 집에 오락실 차려줄까요? 핸드폰 절제 안 되면 아이폰XS나 갤노트9으로 편하게 하게 해줄까요? 해야할 것, 말아야 할 것 구분도 못 하는데 나중에 커서 정상 생활이나 가능한가요?”

ID ‘doul****’

엠엘비파크

"미국 얘기하면서 '아이들에게 콘돔 나눠주는 사회'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좋은 뉘앙스는 아닌 듯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콘돔 나눠주고 사용법 알려주는 게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닐지. 어른이 되어 일을 할 때 쓰기 위해 여러가지 공부들을 하고, 법을 배우거나, 교통법규 등등을 배우듯이. 학생 때 배워서 어른이 되어 써먹는 게 꼭 학교 공부나 직업교육뿐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ID '붕어빵' 

#네이버 뉴스

"욕구를 존중한다는 것이 무절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창 공부하고 가치관을 키워야 할 시기에, 섹스와 같은 격한 감정과 그 이후의 관계에 대한 혼란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줄 우려도 크다..."

ID 'bwhy****'

#다음 뉴스

"성관계를 부추기는 도구가 아닙니다. 경제적, 정신적 독립을 하지 못한 청소년이 그 시기에 아무 생각없이 피임기구 없이 성관계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들의 인생이 어떻게 될지. 피임기구가  성관계를 부추기고 안 좋은 영향만 준다고 말하는 분들의 생각은 청소년들을 더 큰 문제를 만들 수 있도록 방임하는 것입니다. 성교육을 해야 하고 피임기구를 어디서든 구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ID ‘신태욱(Henry)’

#네이버 뉴스

"섹스 시작 안 하는 게 좋음. 순결 이런 문제가 아니라 10대 때 자궁 경부의 조직이 엉성하고 약해서 외부 감염이 쉽고 바이러스나 균의 전파력이 세다. 말랑하고 연약한, 아직 덜 자란 자궁 경부에 자극과 스크래치가 가해자면 성인에 비해 회복하기 매우 어렵고 상처가 커짐. 그래서 어릴 때 hpv 보균자랑 섹스하면 당연히 자궁경부암 걸릴 확률이 성인일 때 감염되는 것보다 몇십 배로 커지는 것임."

ID 'dawo****'


변은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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