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김재홍의 퓨처스토어(13)
!['팝업스토어'란 짧게는 2~3일, 길게는 3개월 미만으로 운영하는 매장을 의미한다. 짧은 기간 동안 브랜드의 핵심을 고객에게 전달하며 입소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은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팝업스토어. [일간스포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13/5c193065-ae21-47f8-a54f-56eaad25a407.jpg)
'팝업스토어'란 짧게는 2~3일, 길게는 3개월 미만으로 운영하는 매장을 의미한다. 짧은 기간 동안 브랜드의 핵심을 고객에게 전달하며 입소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은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배틀 아레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팝업스토어. [일간스포츠]
‘팝업스토어’란 짧게는 2~3일, 길게는 3개월 미만으로 운영하는 매장을 의미한다. 팝업스토어는 90년대 초반 뉴욕, 런던, 도쿄 등지에서 시작됐다. 짧은 기간 동안 브랜드의 핵심을 고객에게 전달하며 입소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최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인기에 힘입어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확장하며 예전보다 훨씬 강력한 홍보 효과를 만들고 있다.
그럼 팝업스토어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최근 동향을 보면 일반 매장과 유사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유통 매장이 폐점하거나 그 규모를 줄이는 추세다. 반대로 온라인 시장은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온라인 구매가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면 당일 혹은 그다음 날 배송되니 굳이 쇼핑하러 오프라인에 갈 필요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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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장을 대폭 축소한 한 프랜차이즈 업체의 소식을 들었다. 모두가 매장을 축소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였다. 기존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발생하던 매출이 내려가고 배달주문 서비스가 큰 인기를 얻으면서 굳이 불필요한 임대료를 낼 필요가 없어졌다. 불필요한 매장 수를 줄이고 딜리버리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오히려 이익이 증가하게 되었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유명 화장품, 패션 브랜드가 요즘 매우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를 즐기는 10대들을 겨냥해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 거대한 매출을 만드는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이 수백억 원대의 매출을 만드는 젊은 사장을 보면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보던 제품을 직접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때의 충격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작용한다. 사진은 지난 8월 코엑스 파르나스몰에 마련된 '갤럭시 스튜디오' 게임특화존에서 방문객들이 '갤럭시 노트9'으로 높은 사양 모바일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제공]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13/d5340672-4e0d-4652-9be1-01cc9ea69496.jpg)
온라인에서 보던 제품을 직접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때의 충격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작용한다. 사진은 지난 8월 코엑스 파르나스몰에 마련된 '갤럭시 스튜디오' 게임특화존에서 방문객들이 '갤럭시 노트9'으로 높은 사양 모바일 게임을 체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제공]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그렇다면 오프라인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 전혀 의미 없어진 걸까. 그렇지 않다. 이전과는 다른 의미에서 더욱 매장운영이 중요하게 되었다. 바로 ‘체험’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온라인에서 보던 제품을 직접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때의 충격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이제 오프라인에서만 고집스럽게 사업을 할 수 있는 시대는 끝났다. 모바일 세계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노력만으로 같은 맛을 가진 맛집이라도 전혀 다른 매출을 만들 수 있게 됐다. 팝업스토어 역시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과 긴밀한 연결을 가져가기 시작했다.
건강기구를 직접 제조·유통·판매까지 진행하는 H사는 온라인에서 규모 있는 매출을 만들면서 성장했다. 아쉽게도 성장세가 무뎌지면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 운영을 통해 새로운 바이럴 마케팅을 폈다.
온라인에서 성장한 기업인만큼 오프라인 홍보 역시 데이터와 숫자 기반으로 진행했다. 고객 행동 데이터 서비스인 워크인 사이트를 통해 팝업스토어의 실제 효과를 측정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지나가는 사람 중 2% 정도만 팝업스토어에 들어온다는 것을 발견했다. 100명이 지나가면 2명 정도만 팝업스토어에 들어온 것이다. 사실 크게 나쁘지 않은 일반적인 수준이지만 H사의 대표는 큰 충격을 받고 이 숫자를 더 높이길 원했다.
팝업스토어에 사이니지(공공장소나 사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하고 특정 시간에 이벤트를 실시해 지나가는 사람의 이목을 끌었다. 매장 직원들도 직접 호객행위에 나섰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방문율이 3배 성장하면서 팝업스토어는 엄청나게 붐비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결과가 좋지는 않았다. 매장 직원들이 상담을 소화하지 못할 뿐 아니라 건강기구에 관심이 없는 손님까지도 들어오다 보니 1분도 안 돼 상담을 끝내야 하는 비일비재했다. 저가의 상품이라면 이런 전략이 매출로 이어질지 모르지만 고가의 상품이다 보니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다른 전략이 필요했다.
![네이버의 캐릭터 전문 자회사인 라인프렌즈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3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매장에서는 온라인에서 줄 수 없는 가치를 전달해야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라인프렌즈 제공]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810/13/89eb60e5-d3ef-4458-99f0-fe08dea7b6cf.jpg)
네이버의 캐릭터 전문 자회사인 라인프렌즈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3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매장에서는 온라인에서 줄 수 없는 가치를 전달해야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라인프렌즈 제공]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이번에는 온라인 및 현장 예약을 통해 방문상담을 받고 상담시간을 30분으로 고정했다. 수요가 있는 사람만을 골라 받는 대신 상담의 품질을 높인 것이다. 온라인에서 만난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처음 만난 고객에게도 유의미한 상담을 해 주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이처럼 H사는 촉박한 팝업스토어 일정 중 데이터를 통해 조기에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 두 번의 시도 끝에 어떻게 팝업스토어를 운영해야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은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나누어 관리하는 접근은 점점 무의미해질 것이다. 내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두 세계를 연결해 활용할 수 있을지 힌트를 찾아야만 시대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매장에서는 온라인에서 줄 수 없는 가치를 전달하면서 다른 경쟁사들과 차이를 만들고 브랜딩을 강화해야 빠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서 최대한 선점 효과를 누리거나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이미 다가온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들어본 적도 없던 브랜드에 미래의 고객을 빼앗기는 무서운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김재홍 조이코퍼레이션 부사장 press@zoyi.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