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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 펀치 날린 무역전쟁 … 미국도 부메랑 맞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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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3일로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100일을 맞는다. 미국은 지난달 실업률이 49년 만의 최저치인 3.7%를 기록하는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호황이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무역전쟁 장기화 우려가 겹치면서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폭락을 불러 왔다. ‘검은 수요일’은 무역전쟁이 길어지면 미국 경제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중 무역전쟁 100일 #중국 상하이 증시 올 27% 하락 #“성장률 타격 내년 1분기 본격화”

중국 경제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수출 길이 좁아지자 당장 제조업 지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8월(51.3)보다 0.5포인트 떨어진 50.8로 나타났다. 소규모·민간 기업 위주의 차이신 제조업 PMI는 8월 50.6에서 9월 50으로 0.6포인트 내렸다. 2017년 5월 이후 1년4개월 만에 가장 낮다. 50 이하는 경기 수축을, 이상은 확장을 뜻한다. 지난달 신규 수출 수주는 2016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인 48로 떨어졌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을 선언한 지난 3월 이후 10.9% 하락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11일 “올해 들어 위안화 가치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중국은 위안화의 경쟁적 평가절하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재무부는 오는 15일 공개할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지를 검토 중이다.

글로벌 금융기업들은 위안화 가치 추가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다. JP모건은 12월 말 달러당 7.01위안을 찍을 것으로 지난 1일 전망했다. 위안화 가치는 더 떨어져 2019년 9월에는 7.19위안을 예상했다. BOA 메릴린치는 내년 1분기에 달러당 7.05위안, 2분기에 7.10위안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전쟁이 심화하고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진 요인이 크다. 이 회사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성장에 단기 피해는 이미 나타나고 있고, 내년 1분기에 본격화할 것”이라고 봤다. 한 전문가는 “중국은 위안화 약세를 상처 입은 중국 경제를 지지하는 목발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증시는 가장 먼저 미·중 무역전쟁의 펀치를 맞았다. 11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583.5로 마감했다. 올해 최고점인 1월의 3559.4보다 27.4% 떨어졌다. 2015년 ‘차이나 쇼크’ 이후 최저치다.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을 새로운 정책 방향으로 삼았다. 부채를 줄이기 위한 디레버리징 정책을 완화했다.

인민은행은 최근 시중은행의 지급준비율을 1%포인트 또 낮췄다. 은행 자금이 중소기업 등으로 흘러 들어가게 하기 위해서다. 또 정부가 지방채권 발행을 촉구하는 등 인프라 투자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지난 7월과 같은 6.6%로 유지했다. 하지만 내년 성장률 전망은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낮춘 6.2%로 하향 조정했다. 2023년 중국 성장률을 5.6%로 전망했다. 최근 경기가 가장 좋았던 2010년 성장률 10.6%의 절반 수준이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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