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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인당 8000만원 빚지고 있다…다중채무자도 급증

중앙일보

입력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은 4명 중 1명은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담대 차주 5명 중 1명은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 외에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 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다중채무자였다.

주담배

주담배

10일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제출받은 ‘담보 건수별 주택담보대출 현황’를 공개했다. 사채를 제외하고 은행, 보험사, 여신전문회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모든 금융권의 개인 명의 가계대출 현황을 전수 조사한 자료다.

6월 말 기준가계부채 보유자 1903만명 #1인당 평균 가계부채 8043만원 달해 #주담대 받은 다주택자는 130만명 #147만명은 금융권 여러 곳에서 돈 비려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증가 주도 #

이 자료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가계부채 보유자는 1903만명이다. 이들이 진 빚은 1531조원으로 1인당 평균 8043만원에 달한다. 가계부채 보유자 중 631만명(33.2%)은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다. 주담대 총액은 전체 가계부채의 63.9%인 978조원이었다.

지난 1년간 가계부채 보유자는 34만명 늘었다. 이중 주담대 보유자는 5만명(15%). 하지만 주담대 대출은 같은 기간 늘어난 부채 77조원 중 41.6%인 32조원에 달했다. 주담대 대출자가 1만명 증가할 때마다 가계부채는 평균 6조4000억원 정도 늘어, 그렇지 않은 대출자 1만명당 평균 증가액 1조5000억원의 4.3배에 달했다. 주담대 대출이 가계 부채 증가를 주도했다는 얘기다.

주담대

주담대

특히 주목할 것은 다주택자와 다중채무자 대출이다. 주담대 대출자 631만명 중 금융권에 담보를 2건 이상 맡긴 다주택자는 130만명이었다. 5명 중 1명꼴이다. 이들 다주택자가 집을 담보로 받은 대출은 226조원으로 전체 주담대 대출액의 30.5%였다.

담보 건수가 많을수록 당연히 부채도 많았다. 1주택자(502만명)의 부채는 1인당 평균 1억3742만원인데, 3주택(22만명)은 2억5910만원, 5주택(2만명)은 3억519만원이었다. 심지어 집을 11채 이상 보유한 1160명의 평균 부채는 9억7267만원이다.

다만, 담보를 2건 이상 맡긴 다주택자 대출자는 1년 전보다 3만명, 부채는 7조원 정도 줄었다. 이에 따라 주담대 중 다주택자 수 비중은 전년 대비 0.6%p 감소하고 주담대충액 비중도 1.8%p 줄었다. 정부의 다주택자 대출 제한 정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담대

주담대

빚을 내 집을 산 사람 중에는 다중채무자가 적지 않았다. 주담대를 받은 631만명 중 147만명(23.2%)은 주담대와 함께 신용대출이나 제2금융권 대출을 동시에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필요한 만큼 주담대를 받지 못했거나, 다른 대출이 불가능해 은행권 또는 제2금융권에서 금리가 높은 추가 신용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권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지난 1년 새 1주택자에서 9만명, 다주택자에서 5000명이 늘었다. 다중채무자 부채는 지난해 6월 말보다 21조원(6.9%), 주담대는 11조7000억원(5.8%),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대출은 9조9000억원(9.9%) 증가했다. 또한 부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130만명 셋 중 한명인 43만명이 다중채무자였다. 이 중 2만명은 대부업 대출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병욱 의원은 “서민층의 내 집 마련을 위한 금융지원은 필요하겠지만, 투기 수요가 반영된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에 대한 과도한 대출은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다중채무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유동성이 악화하지 않도록 입체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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