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 났다. 북한 미사일이 우리를 향해 오고 있다”
2017년 취임 직후 백악관에서 북한 관련 문제를 상의하고 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V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장면이 나오자 이렇게 말했다고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이 5일(현지 시간)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미 의회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에서 그 자리에 함께 있던 자신이 “자료 화면이야”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진정시켰다며 이 일화를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봤던 TV 채널은 폭스뉴스로, 폭스뉴스는 과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WP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면 바로 대통령인 자신에게 보고가 왔을 텐데 트럼프 대통령은 TV 방송만 보고 허겁지겁 실시간 상황이라고 오해했다”고 평했다. 이를 통해 집권 초기 트럼프 대통령의 초보적인 대북 인식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지만 면전에서 쓴소리를 서슴지 않는 직설파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는 지난 3일 시사지 애틀랜틱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과의 대담에서 “김정은은 사랑할만한 것이 전혀 없다. 사랑놀이 그만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하건대 ‘사랑한다는 말로 충분하다’”면서 “사랑 같은 소리 그만하라. 김정은은 사랑할만한 것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로켓맨(김정은)에 ‘죽음이냐 (트럼프식)콘도냐(death or condos)’를 택일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만약 로켓맨이 트럼프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곤경에 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