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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하반기 여경 750명 뽑는다"…정부 목표 비율은 15%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7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수사를 요구한다'는 청원에 대해 답변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공식 SNS ]

27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지난 7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웹하드 카르텔과 디지털 성범죄 산업에 대해 특별수사를 요구한다'는 청원에 대해 답변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공식 SNS ]

민갑룡 경찰청장이 2020년까지 여경 비율을 15%로 끌어올린다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매년 경찰 공채에서 26%를 여경으로 뽑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 청장은 8일 오전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만 해도 이번 (12월) 3차 모집에선 여경 비율을 25.8%까지 충원해야 한다"며 "이런 추세로 매년 가야 15%"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1일 2018년 3차 경찰공무원(순경) 공개경쟁임용시험 공고를 내고 하반기에 3000명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민 청장의 말대로 여경 선발 비율을 25% 이상 끌어올린다면 여경 750명 정도가 채용될 전망이다.

그간 여경 선발비율은 ▶2017년 1차 9%, 2차 9.5%, ▶2018년 1차 12.8%, 2차 19% 등 점점 늘어난 바 있다. 이번 하반기에 25%를 기록하면 2018년 한해 뽑힌 여경 비율은 역대 최대가 된다.

5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서대문구 경찰청 문화마당에서 열린 '제3회 피해자 보호, 지원 감동스토리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5일 민갑룡 경찰청장이 서대문구 경찰청 문화마당에서 열린 '제3회 피해자 보호, 지원 감동스토리 발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경찰청 제공]

경찰이 여경 선발 비중을 늘리는 것은 문재인정부의 공직 내 여성인력 확대 방침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여성경찰 비율을 현재 10%에서 15%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여성 진출이 현저히 낮은 군·경찰의 경우 진입단계에서부터 고위직으로의 승진까지 단계별로 개선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성 고위공무원의 비율도 현재 6%에서 10%로 확대할 전망이다.

민 청장은 "더 나아가 선진국처럼 기본적으로는 역량을 갖췄으면 남녀 구분 없이 누구나 경찰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며 "선진국은 20.0% 이상이 여경"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도 자타가 공인하는 선진국"이라며 "선진국 수준으로 충원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론이다. 지난달 28일 경찰공무원 지망생 카페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경꿈사)'에는 "사고 현장에 출동한 여경들이 '어떡해'만 외치며 아무것도 못 하더라"는 글과 사진 한장이 게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글이 확산하면서 여경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여경 선발 확대 계획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29일 부산지방경찰청은 사진 속 사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며 글 내용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사고를 처리했다고 밝혔다.

경찰공무원 지망생 카페에 올라온 지난달 28일 부산 연산로터리 교통사고 현장 사진. [사진 카페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

경찰공무원 지망생 카페에 올라온 지난달 28일 부산 연산로터리 교통사고 현장 사진. [사진 카페 '경찰공무원을 꿈꾸는 사람들']

경찰 관계자는 "사진 한 장만으로 단편적으로 해석해 여경에 대한 비난이 쏟아져 여경들 입장에선 억울한 상황"이라며 "경찰을 준비하는 남자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여경 선발이 늘어난다고 하니 여경에 대한 안 좋은 시선이 생기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 같다"고도 말했다.

경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여경 선발 비중을 늘리지 말아 달라는 청원이 잇따르는 등 부정적 여론이 퍼진 상황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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