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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제정신인가" vs "아직도 친박 실세라 착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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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평양에서 열린 10·4 선언 기념행사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와 관련된 언급을 한 것을 두고 여야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8일엔 이주영 국회 부의장과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의 거친 말이 오갔다.

이주영 부의장은 성명서를 내고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대표’라는 직함도 삭제한 강도 높은 비난이었다.

이 부의장은 “김영남과 이해찬이 북측의 통일전선 단일 대오 형성을 완료한 듯하다”고 비판했다. “10·4 선언 기념행사에서 북측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보수 타파’ 운운하며 비난을 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더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우리가 정권을 뺏기면 하고 싶어도 또 못하기 때문에 제가 살아있는 동안은 절대로 안 뺏기게, 평화 체제가 되려면 국가보안법 등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고 둘의 발언을 소개하면서다.

이주영 부의장이 지난 7월 자유한국당 국회 부의장 후보로 선출되고 김성태(오른쪽) 원내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이주영 부의장이 지난 7월 자유한국당 국회 부의장 후보로 선출되고 김성태(오른쪽) 원내대표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이 부의장은 “이해찬은 대한민국의 집권당 대표로서 정권을 평생 뺏기지 않겠다면서 우리의 헌법정신을 짓밟는 발언으로 북의 비위를 한껏 맞추어 줄 뿐만 아니라 공산주의로의 적화통일노선을 천명하고 있는 최고 상위규범인 조선노동당 규약이 엄존하는 상황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지키기 위한 국가보안법의 존폐문제를 북측인사들 면전에서 거론하는 것이 선거전략으로서 북풍 유도를 위한 의도인지는 몰라도 제정신인지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도 했다.

또 “공산혁명전술인 통일전선 전략에 따라 북 주도의 통일을 위해 우리 대한민국 내부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분명한 의도 표출에 대한 남측 집권당 대표의 화답으로서 대한민국의 존망을 위태롭게 한 언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부의장은 “북의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진전은 없는 상태에서 유엔사와의 합의도 없이 남북 불균형 군사합의를 통해 NLL(북방한계선)과 DMZ(비무장지대)에서의 무장해제로 안보 공백을 가져온 정부, 북의 비핵화 과정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핵 리스트 신고와 사찰 검증을 뒤로 미루자는 북에 대해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을 강하게 견인해야 할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북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도 차지 않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의장단으로서 본분을 망각한 이번 이주영 국회부의장의 성명에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고위 당·정·청 상황을 설명한 뒤 이 부의장의 발언에 대한 비판 논평을 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보수 타파 주장은 사실무근이며 국회 의장단의 일원인 부의장이 여당 대표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명예훼손을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중앙포토]

이어 “아직도 본인의 위치가 친박의 실세라 착각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이 부의장은 자신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홍 수석대변인은 또 “자유한국당은 당리당략에 의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를 다루는 문제를 벗어나야 한다. 한반도 분열은 당의 이익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 부의장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시대 동참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더 이상 색깔론과 냉전 이데올로기에 기대는 시대는 끝났다”고 덧붙였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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