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 박용환의 동의보감 건강스쿨(33)
환절기가 되면서 면역저하를 가장 먼저 느끼는 곳은 코인 것 같다. 비염으로 고생하는 분이 많은데 면역상태는 생활습관에서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평상시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훨씬 빨리 나을 수 있다. 무엇보다 잘 치료한 후에 꾸준히 유지되기 위해서라도 이 글의 내용을 꼭 실천해야 한다.
다음은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분들에게 드리는 생활습관 내용이니 잘 체크해서 비염뿐만 아니라 면역까지 더 나아지도록 해보자.
음식
찬 것은 멀리하고, 따뜻한 것으로 먹고 마셔야 한다. 비염은 폐 계통에 병이 든 것이고, 폐 계통에 질환이 있을 때는 차가운 것을 먹으면 더 심해진다. 요즘은 차가운 것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다. 냉장고 발달 덕에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조금만 더 지혜롭게 활용해야겠다. 냉장고에서 꺼낸 후 차가운 상태보다는 데우거나 적어도 상온으로 만든 다음 먹고 마시는 것이 좋겠다.
여름철에 아이스크림류, 팥빙수, 얼음물 등 차가운 것을 지나치게 먹었다면 가을 환절기에 더 고생하게 된다. 속을 냉하게 만든 것이 면역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과 과자, 아이스크림, 밀가루 음식, 식품첨가물, 튀김 등은 알레르기를 심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치료 중에는 안 먹어야 하고, 치료가 어느 정도 되어도 가급적 멀리하는 것이 좋다.
먹는 종류도 중요하지만, 식사습관도 매우 중요하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꼭꼭 씹어서 먹고, 먹을 때는 물을 마시지 말며, 먹고 나서는 걸어주기. 이 다섯 가지를 꼭 실천하자.
비염 증상은 염증이기 때문에 술을 마시면 치료가 잘 안 된다. 맵고 짠 것은 비염을 악화한다. 매운 음식은 마치 순간적으로는 코가 뚫리는 듯 느껴지지만, 열이 오르면서 더 막히게 하기도 한다. 비염은 냉성, 열성 비염이 성질이 다른데 만약 열성 비염이라면 매운 것을 먹을수록 비염 증상이 더 심해지게 된다.
생활환경
뒷목을 따뜻하게 해주자. 스카프를 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톡톡히 본다. 모자, 목티, 목도리, 후드티 등으로 뒷덜미와 목을 보호하자. 코 주변 혈 자리를 마사지해 주면 좋다. 양쪽 손가락으로 코 양옆을 뜨거운 느낌이 나게 비벼주고, 콧방울 양쪽을 꾹꾹 눌러주어도 비염에 도움이 된다.
감기가 겹치면 더 심해지니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비염은 만성적인 코감기 상태인데, 몸의 기운이 떨어져 감기가 더해지면 비염이 매우 심하게 된다. 손 잘 씻고, 일찍 자고, 채식 늘리고, 물 많이 마시는 것이 감기 예방의 첫걸음이다.
생활환경에서 온도 차이가 크게 나지 않게 하자. 방과 거실의 온도 차를 줄이고, 환기를 미리미리 시키도록 한다. 너무 더운 방에서 지내다 거실이나 바깥으로 나왔을 때 갑자기 찬 공기를 쐬면 비염이 악화한다.
습도 조절은 정말 필수다. 보온만 신경 쓰고 습도를 놓치면 안 된다. 건조하면 비염 증상은 더 심해진다. 한국은 가을, 겨울에 건조한 기후이기 때문에 가습기를 사용해서 습도를 맞춰야 한다. 가습기가 없다면, 방 한 칸의 한쪽 벽면 전체 정도의 빨랫감을 널어야 한다. 수건 한두 개는 너무 적다. 다만, 습도가 너무 지나쳐 곰팡이가 생기지는 않아야 하니 주의하자.
마스크를 평소에 끼는 것도 좋고, 특히 아침 기상 후에 3~5분 정도 마스크를 끼고 생활해 보자. 공기에 적응도 되고 습도도 맞추어 줄 수 있다. 가급적 11시 이전에는 잠자리에 들고, 수면 시간은 6시간 이상을 확보하자. 8시간이면 더 좋겠다. 잠을 잘 자야 컨디션이 좋아진다. 면역에서 수면은 정말 중요하다. 당연히 깨끗한 공기가 있는 곳이면 더 좋다. 먼지가 심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환기를 자주 시키자.
운동
몸 전체의 근력이 좋으면 빨리 낫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평소 운동을 꼭 하자. 호흡기질환은 가슴과 등 근육에 자극을 주면 좋다. 푸쉬업만 잘해 줘도 좋다.
온몸의 혈액순환에서 가장 중요한 근육이 허벅지와 엉덩이 근육이다. 이곳의 근육이 발달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체온도 올라서 면역을 키우는데 핵심인 부위다.
조깅과 등산처럼 다리 힘을 키우면서 호흡을 깊게 할 수 있는 운동을 권한다. 숲에서 맑은 공기도 쐬고 현대인에게 부족한 햇볕도 맘껏 쬐어 보자. 운동 후 땀이 날 때 감기가 안 걸리도록 주의해야 하고, 목 뒷덜미는 손수건 등으로 훔쳐서 땀이 기화되어 춥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용환 하랑한의원 원장 hambakusm@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