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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워가 미투 운동 눌렀다 … 성폭행 의혹 캐버노 50대 48 인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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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브렛 캐버노. [EPA=연합뉴스]

브렛 캐버노.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힘이 ‘미투(Me too)’를 웃돌았다. 고교시절 성폭행 미수 의혹이 제기됐던 브렛 캐버노(53·사진) 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6일(현지시간) 상원 본회의를 통과했다.

트럼프, 공화당 내부 단속 성공 #연방대법원 5대 4 보수 우위로

캐버노 인준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며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내부 단속에 성공하면서 큰 정치적 승리를 거뒀다.

미 상원 본회의 표결 결과 캐버노 인준 찬성은 50표, 반대는 48표였다. 이번 표결은 상원 기록에 따르면 1881년 스탠리 매튜스가 24대 23으로 인준된 이후 연방대법관 인선 중 가장 박빙의 인준으로 기록됐다.

이날 인준안이 처리된 직후 트럼프의 공식 서명, 캐버노의 취임식이 신속하게 이어졌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캐버노는 훌륭한 대법관이 될 것이다. 그는 특출난 사람이며 우리 모두를 자랑스럽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캐버노 인준은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먼저 ‘젊은 보수’ 캐버노의 취임으로 미 연방대법원은 보수 쪽으로 확 기울게 됐다. 중도보수 성향으로 균형추 역할을 했던 앤서니 케네디 전 대법관이 은퇴를 선언한 이후 연방대법원은 4(보수) 대 4(진보)의 구도였다. 하지만 앤서니의 자리를 캐버노가 이어받으며 당분간 보수 성향의 판결이 나올 공산이 커졌다. 미 연방대법관은 스스로 퇴임하지 않은 한 종신직이다.

또 하나는 이번 캐버노 인준이 중간선거의 사전 기싸움의 성격이 있었던 만큼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란 점이다.

공화당은 “진보세력의 공세를 막아냈다”(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고 자평한다.  ‘캐버노 흔들기’에 위기를 느낀 보수세력이 총결집해 캐버노를 지켰다는 거다. 하지만 민주당은 “성폭행 미수 의혹 후보까지 대법관으로 밀어부치는 것을 본 부동층 유권자, 특히 여성과 젊은층이 민주당쪽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이날 의사당은 물론 연방대법원 건물 등에 캐버노 인준에 반대하는 시민 수백여명이 몰렸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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