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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발전소로 전기료 30% 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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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신산업 세션’에서 윤태환 루트 에너지 대표(왼쪽 첫째),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다섯째) 등이 좌담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5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신산업 세션’에서 윤태환 루트 에너지 대표(왼쪽 첫째),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다섯째) 등이 좌담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전기 사용을 1초 단위로 모니터링해 전력 누진 등급을 예측하는 가정용 스마트 미터(원격검침·시간대별 계량이 가능한 전력량계) ‘에너톡’을 개발한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 빅데이터 기술과 에너지 산업을 접목한 인코어드는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3250만 달러(350억원)를 투자받았다.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 #IoT로 전력 모아 운영하는 방식 #에너지 적게 들이고 생산성 높여 #재생에너지 시장은 일자리 효자

테슬라는 남호주 지역에 5만 가구 이상을 대상으로 세계 최대의 가상발전소(VPP) 구축에 나섰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에너지를 모아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VPP를 통해 30%의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에너지전환 컨퍼런스에서는 빅데이터·사물 인터넷(IoT)·클라우드 컴퓨팅·인공 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에너지 산업이 결합한 사례가 소개됐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은 편리하고 안전하며 깨끗한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한편, 사업 기회를 만드는 혁신성장 동력으로 기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신산업에 뛰어든 기업들

에너지 신산업에 뛰어든 기업들

대표 사례는 스마트 에너지 공장이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스마트 미터를 기반으로 에너지 관리를 최적화하면 에너지 사용을 25% 줄일 수 있다. 과거만 해도 경제 성장을 위해 대량의 에너지 소비는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효율이 높아진 덕에 에너지를 적게 들여도 생산성 향상이 가능하다. 실제 2016년 세계 경제 총생산(GDP)은 3% 늘었는데 에너지 수요는 1.1% 증가에 그쳤다. 성 장관은 “에너지 절감이 연간 2조2000억 달러(2016년 기준)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크리스토퍼 붓짜우 덴마크 에너지 청장은 “덴마크는 전체 수출의 10%가 에너지 관련 기술”이라며 “우수한 기술 기업이 많은 한국도 충분히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핵심은 효율화·최적화에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보험 가입자의 패턴을 분석해 보험료 인하까지 끌어내는 것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가능한데 에너지 기업에도 이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공장·호텔·병원·지자체 등 200여곳에서 데이터 기반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 중이다.

GE는 기계 설비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운영 최적화를 꾀하는 산업 인터넷 운영 플랫폼 프레딕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바우터 반 버쉬 GE 아태지역 최고경영자(CEO)는 “전력 시스템이 디지털화되면 생산성이 늘고 가동 중단시간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는 “미국의 경우 이미 1초 단위 스마트 미터가 6500만대 보급돼 있고 전부 모바일로 서비스를 받는다”며 “한국도 실시간 계측 스마트 미터가 보급되어야 정확한 전력 예측이 가능하고 손실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ABB는 사람이 직접 설비 이상 여부를 판단하던 것을 지능화된 변전소로 전환해 세계 30곳에서 운영 중이다. LO3에너지는 미국 브루클린에 최초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태양광 발전전력 개인 간 거래(P2P) 시스템을 만들었다. 성 장관은 “우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에너지 저장장치(ESS)는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VPP, 파워 투 가스(P2G)등은 기술 개발을 통한 원천 경쟁력 확보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에 필요한 ESS 시장은 202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연평균 45%의 성장이 기대된다. 남는 재생에너지 전력을 수소·메탄으로 전환해 수소차 충전, 도시가스 공급 등에 활용하는 P2G 기술도 주목할 만 하다.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은 각국 경제와 일자리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제에너지 재생기구(IRENA)는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현재 15%에서 2050년 66%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용 비중도 같은 기간 24%에서 58%로 증가할 전망이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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