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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도 모르는 진짜 영어] 6. 대리는 영어로 뭘까? 상무나 전무 같은 임원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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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매년 연말이 다가오면 대한민국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초조 불안해진다.
한 해가 지나간다는 아쉬움이 큰 이유겠지만 많은 기업들의 인사가 이 즈음에 이뤄지는 것도 한 가지 이유다.
승진 대상인 이들은 인사 결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승진이 된다고 해서 월급이 크게 오르거나 권한이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승진 자체가 회사에서 역량과 공로를 인정받았다는 표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출근 시간 직장인들의 모습. 대부분의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차근차근 '승진 계단'을 밟으며 회사 생활을 하게 된다. [중앙포토]

출근 시간 직장인들의 모습. 대부분의 대한민국 직장인들은 차근차근 '승진 계단'을 밟으며 회사 생활을 하게 된다. [중앙포토]

인사는 reshuffle, 승진은 promotion

인사 이동을 뜻하는 영어 단어는 리셔플(reshuffle)이다.
리셔플은 조직 내에서 조직 구성원의 위치를 바꾼다는 뜻이다.

승진은 영어로 프로모션(promotion)이다.
promotion은 책임이 많아지고 업무 범위가 넓어지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하는 일은 거의 같은데 직위만 높아지는 건 promotion이라고 하지 않는다.


In its annual executive reshuffle on Wednesday, Lotte Group anointed Lotte Corporation’s chief executive with the title of vice president and appointed its first female CEO.

이 문장을 해석하면 “연례 정기 임원 인사에서 롯데그룹은 롯데지주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 인사했으며, 최초의 여성 CEO를 임명했다”이다. 이는 올 초 롯데그룹 인사에 대한 기사의 일부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는 소식을 다루고 있다.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으며 한국 기업에서는 당연히 승진 인사를 한 것이지만 영어로는 promote로 쓰지 않았다.
당시 황 부회장은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직무 자체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기업에선 대체로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상무-전무-부사장-사장-부회장-회장’의 순으로 승진이 이뤄진다.
기업마다 이 단계가 적기도 하고 많기도 하다. 월급도 이 계단을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높아진다.

하지만 영어에서 이런 직함에 해당하는 단어를 찾는 건 어렵다.
비즈니스 에디터 Jim Bulley는 “영국이나 미국의 기업에는 한국처럼 직함이 많지 않다”며 “서구의 기업 문화는 한국보다 덜 위계적(less hierarchical)이고 직함(title)보다 역할(position)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나 영국 기업의 경우 직함은 담당 업무가 바뀔 때만 바뀌고, 직함과 월급이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임원은 영어로 executive.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president와 chairman이 대체로 임원에 해당한다.

임원은 영어로 executive. 회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president와 chairman이 대체로 임원에 해당한다.

임원은 executive, 회장은 영어로?    

물론 임원을 가리키는 영어 단어가 있긴 하다.
Executive는 임원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president나 chairman을 가리킨다.
한국 기업의 이사, 상무, 전무, 부회장, 회장 등이 여기에 해당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도 아니다. 에디터 Jim Bulley는 “한국도 외국도 모두 회사의 직함이란 건 각 회사에서 정하기 나름”이라며 “chairman은 이사회 의장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반드시 그렇다고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리-과장-차장-부장 등의 직함을 영어로 표현하기도 쉽지 않다.
일부 기업에서 쓰는 매니저(manager)라는 직함의 경우 영어에선 아주 낮은 직급부터 높은 직급까지 어디에나 해당한다.
사원이든 과장이든 부회장이든 무엇인가를 매니지(manage)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manager다.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드라마 '미생'의 한 장면.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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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각은 cabinet reshuffle

정부가 하는 인사, 즉 개각도 리셔플(reshuffle)이다. cabinet reshuffle이라는 용어로 굳어져 있다.

“The Blue House carried out its first major cabinet reshuffle since taking power 15 months ago, changing the heads of five ministries....President Moon Jae-in also made four vice-ministerial appointments in Thursday’s reshuffle.”
(코리아중앙데일리 8월 31일자 ‘Moon shuffles cabinet for first time in 15 months’ 중에서)

이 문장을 직역하면 “청와대는 15개월 만에 5명의 장관을 교체하는 개각을 처음으로 단행했다...문재인 대통령은 또 이번 개각에서 4명의 차관을 임명했다”는 뜻이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비즈니스 에디터 Jim Bulley, 경제산업부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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