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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가 독자 개발한 홀로그래피 현미경...미 하버드대에서도 쓴다

중앙일보

입력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 박 교수는 홀로그래픽 현미경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10월호 초청 리뷰 논문을 게재했다. [사진 KAIST]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 박 교수는 홀로그래픽 현미경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10월호 초청 리뷰 논문을 게재했다. [사진 KAIST]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박용근(38) 물리학과 교수가 광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10월호 초청 리뷰 논문을 게재했다.
네이처 포토닉스는 광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학술지 중 하나다.

초청 리뷰는 해당 분야의 전반적인 내용을 총정리하는 논문이다. 학술지 편집장으로부터 초청받아야 초청 리뷰를 기고할 수 있다. 그만큼 연구 실력을 인정받았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지난 15년간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연구했다. 홀로그래픽 현미경은 세포에서 빛이 굴절되는 정보를 측정해 세포 내부를 들여볼 수 있다. 일반 현미경은 빛이 투과하기 때문에 투명한 세포를 직접 관찰할 수 없다. 세포를 관찰하기 위해선 염색 등을 통해서만 세포를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런 전처리 과정은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살아있는 세포를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박 교수가 개발한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활용하면 염색이나 조작 없이 세포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

홀로그래픽 현미경으로 촬영한 암세포의 3차원 형상. [사진 KAIST]

홀로그래픽 현미경으로 촬영한 암세포의 3차원 형상. [사진 KAIST]

홀로그래픽 현미경은 컴퓨터 단층촬영(CT) 작동 원리와 비슷하다.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2차원 영상을 3차원 영상으로 복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암세포도 연구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유기 염료 등을 이용해 세포를 염색하는 기존 현미경은 세포 기능에 영향을 미쳐 실험 과정에서 오류가 생길 수 있어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런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벤처기업 토모큐브(Tomocube)를 2015년 설립했다. 토모큐브는 지난 4월 국내 벤처캐피탈로부터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독일과 일본이 독점한 생명과학 현미경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현재까지 홀로그래피 현미경 3가지 모델을 시장에 출시해 전 세계 21개국에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아산병원을 비롯해 미국 MIT, 하버드의대, 독일 암센터 등에서 토모큐브의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활용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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