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기술을 활용한 교육을 하려면 무선인터넷 접속 환경, 학생별로 제공되는 충분한 디지털 기기가 필수적이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며 교육열도 높은 한국의 여건은 어떨까.
수업 중 디지털 기기 사용도 꼴찌 #무선인터넷 깔린 초·중교 드물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상황은 '낙제점'이다. OECD가 3년마다 측정하는 회원국 만 15세 학생 대상의 ICT 친숙도 설문 결과에서 이런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가장 최근 조사는 2015년 이뤄졌다. 한국은 우선 '학교 내 인터넷 사용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학교에선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학생이 한국은 56.7%. OECD 평균은 24.6%에 그친다.
학생이 쓸 수 있는 컴퓨터(PC)도 부족하다. 한국은 0.37대로 OECD 평균(0.77대)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학교에서의 디지털 기기(데스크톱, 노트북, 핸드폰, 태블릿 PC 등)) 사용빈도는 조사 대상 31개국 중 한국은 30위로 꼴찌에서 두 번째다. 디지털 기기를 사회적 상호작용 도구로 보는 인식 역시 OECD 평균에 못 미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지난해 낸 보고서에서 '학교의 디지털기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기기 보급이 교사의 행정 업무용으로 이뤄져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한국 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를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학습 흥미를 높이거나 친구들 협업하는 용도로는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선 인터넷 접속 환경도 개선이 시급하다. 에듀테크 혁명에 앞서 있는 호주는 공·사립 학교 안의 거의 모든 공간에서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한국은 초·중학교 중에서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학교가 매우 적다. 교육부는 무선 인터넷이 안 깔린 초·중학교 4400곳에 올해 무선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든 교실이 대상은 아니다. 무선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교실이 학교당 4곳 정도로 제한된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