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740만원 지갑 주인 찾아준 5살 쌍둥이 자매 "상장 받았어요"

중앙일보

입력

놀이터에서 740만원이 든 지갑을 주운 5살 쌍둥이 자매가 주인에게 지갑을 안전히 돌려준 일화가 뒤늦게 알려졌다. 1일 경기 평택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오후 이 지역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놀다가 경찰서를 찾아온 박지후(5)·박지연(5) 양에게 경찰서장 상장을 수여했다.

경기 평택경찰서는 740만원이 든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아준 박지후(가운데)·박지연(오른쪽) 쌍둥이 자매에게 경찰서장 상장을 수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 경기남부경찰 제공]

경기 평택경찰서는 740만원이 든 지갑을 주워 주인을 찾아준 박지후(가운데)·박지연(오른쪽) 쌍둥이 자매에게 경찰서장 상장을 수여했다고 1일 밝혔다. [사진 경기남부경찰 제공]

지난달 23일 오후 5시쯤, 박 양 자매는 평택시 비전동의 한 어린이공원에서 놀다가 벤치 위에서 740만원이 든 지갑을 주웠다. 자매는 함께 있던 부친 박영준 씨에게 지갑을 찾았다고 알리며 "지갑의 주인을 찾아주세요"라고 말했다.

아버지 박씨는 자매를 데리고 인근 비전파출소를 찾아와 지갑 습득 신고를 했다. 경찰은 습득 신고를 받고 1시간여 뒤, 40대 중국 교포 A 씨로부터 분실 신고를 접수했다. 이어 지갑 모양 및 내용물(500만원권 수표 1장, 100만원권 수표 2장, 5만원권 8장) 등을 확인한 뒤 A씨에게 지갑을 돌려줬다.

A씨는 고향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월급을 송금하기 위해 지갑에 수표와 현금 등을 넣어뒀다고 한다.

A 씨는 유실물법에 따라 습득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분실금액의 5∼20%)을 전달하려 했으나, 박 씨 측은 이를 정중히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는 "우리 아이들이 무언가를 바라고 한 일이 아닌 만큼 보상금을 받을 수는 없었다"라며 "각박한 세상이지만, 아이들이 앞으로도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쌍둥이 자매는 보상 대신 지역 경찰서장 상장을 받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쌍둥이 자매의 착한 마음씨 덕분에 지갑의 주인을 찾을 수 있었다"며 "두 자매가 올바른 품성으로 자라나 사회에 밝은 빛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