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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총리도 직접 사과했다···中국경절 700만 유커 파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7일 간 이어지는 중국의 국경절 황금 연휴 기간 동안 해외 유커(旅客ㆍ중국인 관광객)가 7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올 한해 해외 유커 1억 3100만 명 가운데 5% 정도로, 국경절 연휴가 관광업계에선 글로벌 골든위크가 될 전망이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셰청(携程ㆍ씨트립)이 최근 발표한 ‘2018년 국경절 해외여행 예측보고’에 따르면 특히 일본은 이번 국경절 연휴에 유커들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가 될 전망이다. 태풍과 지진 피해에도 불구, 풍부한 관광 자원과 비자 완화 정책 등으로 처음으로 인기 여행지 1위에 뽑혔다. 한국은 4위로 예상됐다. 지난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 배치로 17위였더 것에 비하면 큰 폭의 상승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오후 10시 경 태국 방콘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중국 여행객 메이(梅) 씨가 비자 문제로 실강이 중 공항 직원에게 뺨을 맞고 있다. [남방도시보 캡처]

지난 27일(현지시간) 오후 10시 경 태국 방콘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중국 여행객 메이(梅) 씨가 비자 문제로 실강이 중 공항 직원에게 뺨을 맞고 있다. [남방도시보 캡처]

홍콩은 광선강(廣深港ㆍ광저우-선전-홍콩) 고속철도 개통 후 황금연휴를 처음 맞이하면서 지난해 6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월드컵 대회 흥행에 성공한 러시아가 지난해 11위에서 9위로 상승했으며, 미국은 지난해 5위에서 무역 전쟁 여파로 11위로 밀려났다. 일각에서는 유커 무기화가 다시 시작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셰청은 주목할 10대 국경절 해외 여행지로 한국ㆍ세르비아ㆍ아이슬란드ㆍ네덜란드ㆍ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ㆍ폴란드ㆍ멕시코ㆍ아르헨티나ㆍ덴마크ㆍ터키 등을 꼽았다. 이들 국가를 방문하는 유커는 작년에 비해 50%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됐다.

국경절 시즌에 유커들이 가장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에서 유커의 파워는 막강하다. 지난 2분기의 경우 일본을 찾은 전체 해외 관광객 760만7000명 중 162만 명을 차지해 한국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유커가 쓴 돈은 총 3620억엔(32.2%)으로 한국 1302억엔(11.6%)의 약 세 배 가까이 됐다.
유커들의 1인당 소비액은 21만 엔 수준으로 영국(21만8944)이나 독일(19만385), 프랑스(20만4330), 이탈리아(20만8822) 등 멀리서 찾아와 오래 머무는 서구 관광객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처럼 관광업계에서의 큰 손인 유커를 의식해 태국에서는 총리가 자국 공항에서 발생한 유커 폭행 사건에 대해 직접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비자 발급 과정에서 공항 보안직원이 유커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한 사과다.

남방도시보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달 27일 태국 방콕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발생했다. 중국 여행객 메이(梅)는 현지 도착 비자를 신청하면서 데이터 로밍이 안 돼 호텔 예약증을 제출하지 못했다. 이에 태국 이민국 직원이 2300바트(한화 7만9000원)을 요구하자 비자 비용을 2000바트(6만9000원)로 알고 있던 메이는 이에 항의했다. 직원은 급행 비용이라고 설명했지만, 메이는 불합리하다며 지불을 거부했다. 이후 호텔 예약증을 다운 받아 제출했지만, 이번에는 태국 직원이 메이 여권에 ‘여행비 부족’ 도장을 찍은 채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태국 비자 규정에는 여행객이 1만바트(34만5000원) 상당의 외화 소지 규정이 있다. 설명을 들은 메이는 갖고 있던 미화 1000달러 지폐를 꺼내 보였으나 비자는 발급되지 않았다. 감정이 격해진 메이는 공항 경찰과 말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메이의 뺨을 가격했다. 구타 장면은 중국 SNS에 유포됐고 여론은 폭발했다.

유커 감소를 우려한 쁘라윳 짠 오차 태국 총리는 29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사과를 했다. 쁘라윳 총리는 “공항 종사자들은 서비스 정신을 갖춰야 하며 국제기준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이를 구타한 공항 직원은 곧바로 해임됐고, 공항 총책임자와 경찰대장은 직무정지를 당했다.

도쿄ㆍ베이징=서승욱ㆍ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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