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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천년의 숨결] '1948 침묵' '시카고'···최고의 볼거리가 펼쳐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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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예울마루

남해안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은 여수 예울마루 내 대극장. 프리랜서 장정필

남해안을 대표하는 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은 여수 예울마루 내 대극장.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여수시 망마산 자락에 있는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는 10월 20일부터 21일까지 ‘1948 침묵’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70년 전 여수·순천 지역에서 발생한 여순사건의 아픔을 오페라로 표현한 작품이다. 극심한 이념논쟁 때문에 침묵해야만 했던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여수 심포니오케스트라가 공연한다.

남해의 문화·예술 랜드마크에서 #오페라·뮤지컬 등 12월까지 계속

‘침묵’은 현재까지 제대로 된 명칭조차 갖지 못한 채 ‘사건(incident)’으로 남아있는 역사적 비극을 조명한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 주둔하던 군인들이 제주 4·3사건의 진압 명령을 거부하면서 발발한 봉기로 촉발됐다. 당시 봉기에는 지역민들까지 합세하면서 전남 동부권의 민간인 1만5000~2만여 명이 집단 희생됐다.

지난 18년간 국내 뮤지컬 정상을 지켜온 ‘시카고’도 예울마루를 찾는다. 2000년 한국 초연 이후 꾸준한 티켓파워를 유지해온 뮤지컬 분야의 스테디셀러다. 원년 멤버인 최정원·아이비·남경주·김경선 등이 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올해 새로 합류한 박칼린·안재욱·김지우·김영주도 14번째 시즌을 달군다. 뮤지컬 ‘시카고’는 총 961차례 공연되는 동안 평균 85%의 객석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11월 23일과 24일에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이 공연된다. 뮤지컬 ‘페인터즈 히어로’(10월 16일~19일),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12월 21일~23일)도 예울마루의 하반기 대표 공연이다. 10월 12일 개막하는 ‘라이프 사진 展’에도 관심이 쏠린다. 20세기 인물과 사회상을 통해 포토 저널리즘을 개척한 사진 잡지 ‘라이프’의 미공개 아카이브가 12월 16일까지 전시된다.

작은 사진들은 주요 시설을 지하에 배치한 예울마루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작은 사진들은 주요 시설을 지하에 배치한 예울마루 전경. 프리랜서 장정필

개관 후 935차례 공연·전시…62만명 찾아 

예울마루는 2012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 때 문을 연 이후 남해안 일대를 아우르는 문화·예술의 랜드마크가 됐다. 개관 전 대규모 공연장이나 미술관이 없던 여수와 전남 동부권 일대의 문화·예술 수준을 크게 높여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예울마루는 개관 후 현재까지 872차례 공연이 열리는 동안 총 45만114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63차례 진행된 전시행사를 찾은 관람객은 17만8294명에 달한다. 개관 이후 총 935차례의 공연·전시를 보기 위해 62만8408명이 예울마루를 방문한 것이다. 이 같은 관람객 규모는 여수시 인구(28만8000명)의 배를 훌쩍 넘어선 수치다.

뮤지컬 ‘맘마미아’나 오리지널 ‘캣츠’ 등은 예울마루가 있어 여수공연이 가능해진 대표적인 공연이다.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대규모 공연시설이 없는 데다 비싼 개런티를 감당하기 어려워 대형 공연을 기획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울마루는 개관 이후 ‘맘마미아’를 비롯해 ‘아가씨와 건달들’ ‘브로드웨이 24번가’ ‘시카고’ 등의 공연을 통해 무대장치나 세트 규모를 검증받았다.

예울마루는 ‘문화예술의 너울이 넘치고 전통 가옥의 마루처럼 편히 쉴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있는 GS칼텍스가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망마산 일원 70만㎡에 조성했다. 세계적 건축가인 프랑스의 도미니크 페로가 설계한 예울마루는 주요 전시·공연시설들을 지하에 배치함으로써 건물 외부에 유리 지붕만 드러나게 한 게 특징이다. 연면적 2만4945㎡의 건물 안에서는 뮤지컬과 오페라·콘서트·연극 등이 수시로 열린다. 예울마루 이승필 대표는 “보다 다양한 예술 장르를 접할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전시·공연 콘텐트들을 확충해가겠다”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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