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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와의 전쟁을 선포한다”…일본 최대 어시장에서 무슨 일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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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부엌`이라고 불리는 쓰키지(築地)시장의 참치경매장. [중앙포토]

`도쿄의 부엌`이라고 불리는 쓰키지(築地)시장의 참치경매장. [중앙포토]

400년 전통을 자랑하는 일본 쓰키지(築地) 어시장이 오는 6일 이사를 앞두고 쥐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달 29일 아사히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쓰키지 어시장을 관리하는 도쿄 시정부는 지난 9월 중순부터 시장 곳곳 배수구와 출입구에 쥐덫을 놓기 시작했다.

어시장 이동과 동시에 주변 지역으로 서식지를 옮길 쥐들을 잡기 위해서다.

현재 도쿄도에서는 어시장에 살던 쥐들이 주변 식당과 인근 병원으로 대 이동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 최대 규모의 어시장이자 관광 명소로 유명한 쓰키지 시장은 많은 양의 어패류 쓰레기가 배출되는 환경 탓에 오랫동안 쥐와 동침해 왔다.

그동안 쓰키지 어시장에는 몸집이 큰 시궁쥐부터, 몸집이 작은 회색쥐까지 다양한 쥐가 서식한 것으로 전해진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에서 잡은 쥐만 1195마리였다.

결국 쓰키지 어시장은 지난달 12일 현재 위치에서 2.3km 떨어진 지역으로 이전을 결정했다.

도쿄의 쥐 박멸 전문가들은 어시장 이사와 동시에 쥐들도 인근 지역으로 빠져나갈 것이라 예상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도쿄 시정부는 "시장이 완전히 문을 닫으면 쥐들이 평소와 달라진 환경을 눈치채고 대규모로 이동하려 할 것이다. 이때가 되면 (쥐들과의) 큰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도쿄 시정부는 3500만 엔(약 3억4300억 원)을 들여 쥐 잡기에 나섰다.

지난 9월 중순부터 쥐 잡는 끈끈이, 쥐약, 쥐덫, 그물망을 쓰키지 어시장과 인근 배수구에 설치했고, 11월 중순까지 추가로 동원될 예정이다.

교묘하게 쥐덫을 피해 가는 영리한 쥐를 잡기 위해 무독 먹이로 유인한 뒤 쥐약으로 바꿔놓는 등의 방법까지 사용했다.

또 쥐들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어시장 주변에 3m 높이의 강철 벽을 세우고 쥐들을 한쪽으로 몰아 박멸할 계획도 세웠다.

이러한 방법으로 지난 연휴 사흘간 쥐 215마리를 잡았다.

해충 구제 전문업자는 이러한 방법이 어느 정도의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쥐를 박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다른 쥐들의 영역으로 가게 되면 살아남지 못하기 때문에 평소 쥐가 없던 장소를 찾아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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