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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매년 1억원 이상 샜다…일자리도,예산도 날린 ‘내일배움카드’

중앙일보

입력

고용노동부의 역점 일자리사업 중 하나인 ‘내일배움카드제’를 활용해 취업한 구직자 10명 중 6명이 1년 이내에 직장을 그만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를 악용해 직원훈련 기관이 정부 예산을 부정수급한 돈도 6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용진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2월 28일 서울 중구 장교빌딩 서울고용복지 센터를 방문, 내일배움카드 발급 시연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용진 기획재정부 차관이 지난 2월 28일 서울 중구 장교빌딩 서울고용복지 센터를 방문, 내일배움카드 발급 시연을 하고 있다. [뉴스1]

내일배움카드는 구직자에게 카드를 발급해 직업 훈련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2010년 말부터 고용노동부가 실시해 온 구직자 지원책이다. 최대 200만원 한도 내에서 훈련비의 20~95%를 지원하고, 훈련 종료 후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구직자가 자비로 부담한 훈련비를 전액 환급해준다. 연간 수천억 원의 예산이 편성돼 왔으며 지난해에만 22만 명이 카드를 발급받았다.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기준(2015~2017)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직업훈련에 참여한 사람들의 평균 취업률은 39.6%였다.

1년간 고용을 유지한 비율은 같은 기간 평균 38.2%였다. 내일배움카드를 발급받아 취업한 사람 10명 중 6명이 취업 후 1년도 안 돼 직장을 그만둔 셈이다. 문 의원은 “고용유지율이 이렇게 낮은 건 고용의 질도 매우 나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교통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항공산업취업박람회 참가자들이 취업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교통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항공산업취업박람회 참가자들이 취업설명을 듣고 있다. [중앙포토]

최근 5년간 직업훈련기관의 부정수급 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문 의원실에 따르면 수강 자격 부적격, 출결 관리 조작, 훈련 인원 조작 등으로 훈련기관이 훈련비를 부정수급한 사례가 총 679건이 고용노동부 등에 적발됐다. 부정수급 액수는 6억7700만원이었다.

또 최근 3년간 매년 직업훈련기관의 평균 41%가 고용노동부의 건전성과 역량평가에서 재인증을 받지 못했다. 문진국 의원은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안일한 태도로 직업훈련기관 운영도 부실했다. 피해는 취업과 창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내일배움카드 관련 예산은 6795억이다. 신청자가 몰려 7월 말까지 예산의 77%가 소진되면서 고용노동부는 8월부터 카드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제도악용‧부정수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장에서는 구직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는 게 문 의원실의 지적이다. 문 의원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극심한 청년실업난인데도 핵심 일자리 사업은 실효성은 없고 예산만 줄줄 새고 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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