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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 확정 한화 한용덕 "2위 싸움 끝까지 도전한다"

중앙일보

입력

 28일 대전 두산전에서 승리한 뒤 자축하는 한용덕 감독과 한화 선수단. [프리랜서 김성태]

28일 대전 두산전에서 승리한 뒤 자축하는 한용덕 감독과 한화 선수단. [프리랜서 김성태]

"팬들과 약속을 지켜 기쁘네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11년 만에 가을 야구를 한다. 연습생으로 입단한 지 31년 만에 감독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한용덕(53) 감독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화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연장 10회 정근우의 끝내기 안타로 5-4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남은 경기와 관계없이 최소 5위를 확보했다. 2007년 3위를 차지한 뒤 역대 최다 타이인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를 이어갔던 한화는 11년 만에 가을 야구에 나서게 됐다.

한화의 반전을 이뤄낸 건 신임 한용덕 감독이었다. 한화는 지난 시즌 뒤 두산 수석코치였던 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3년 만에 친정팀 한화로 돌아온 한 감독은 때론 부드럽게, 때론 강단있게 선수단을 이끌었다. 한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가을야구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 비해 전력보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말이었기 때문에 이를 대놓고 믿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전문가들의 예상 순위도 5위권 밖이었다. 하지만 한화는 예상 밖의 끈끈함과 집중력으로 상대팀을 괴롭혔다. 시즌 내내 2~3위권을 유지한 한화는 시즌 마지막까지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있다.

28일 대전 두산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정근우에게 축하 물세례를 하는 한화 선수들. [프리랜서 김성태]

28일 대전 두산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친 정근우에게 축하 물세례를 하는 한화 선수들. [프리랜서 김성태]

한용덕 감독은 "포스트시즌 도전이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개막 전에 감독으로서 팬들에게 '대놓고 포기하겠다'는 말을 할 순 없었다. 그래서 과감하게 목표를 말했다. 팬들의 믿음에 답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다. 아픈 선수들도 많았는데 잘 참고 버텼다"고 했다. 그는 "예상 밖으로 어린 선수들이 잘 해줬다. 특히 포수의 경우 최재훈에 대한 믿음이 있었지만 기존 포수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지성준이 메꿔줄 수 있을지는 물음표였다. 그런데 정말 잘 해줬다. 성준이 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이 초반에 경험을 쌓으면서 자신감을 얻은 것 같다"고 했다.

시즌 중반에 고비도 있었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선수도 많아 후반으로 갈 수록 체력에서 열세를 보였다. 부상 선수들도 여럿 나왔다. 외국인 투수 샘슨의 출산, 휠러의 교체 등이 이어졌다. 한용덕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앞둔 시기가 고비였다. 시즌 전에도 얘기했지만 올시즌 일정이 우리에겐 도움이 됐다. 부상 선수도 많고 지친 상태였는데 휴식기 동안 잘 쉬면서 힘을 냈다"고 설명했다.

현역 시절 한용덕 감독의 모습

현역 시절 한용덕 감독의 모습

한용덕 감독에게도 의미있는 결과다. 한 감독은 1987년 빙그레에 입단한 연습생 출신이다. 하지만 1년 만에 1군 무대에 데뷔했고, 40살까지 뛰며 통산 120승을 거뒀다. 한화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던 한 감독은 3년(2015~17년)간 두산 코치를 지낸 뒤 감독으로 다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배팅볼 투수로 팀에 입단한 지 30여년 만에 감독으로 돌아와 팀을 가을 야구로 이끈 것이다. 한 감독은 "개인적으로도 참 뿌듯하다"고 했다.

가을 야구는 확정됐지만 아직 정규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8경기를 남겨둔 한화(74승62패)는 2위 SK(75승1무58패)를 2.5경기 차로 쫓고 있고, 4위 넥센(72승67패)에는 3.5경기 앞서 있다. 한용덕 감독은 "당연히 끝까지 2위 싸움을 할 것이다.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조금 더 순위를 올릴 마음으로 남은 경기에 최선을 다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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