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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홍수시대, 우리는 어디에 있나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603호 32면

책 속으로

뉴스 동서남북

뉴스 동서남북

뉴스 동서남북
홍병기 지음, 아마존의나비

“좋은 뉴스는 유능한 기자가 만들지만, 훌륭한 기자는 뉴스가 무엇인지를 아는 데서 출발한다.”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뉴스’의 홍수시대. 과연 뉴스란 무엇인가, 어떤 정보가 뉴스로서 가치가 있는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은 말초적인 뉴스 소비 세태에서 묻혀지기 일쑤다. 사람들의 판단력을 좀먹는 ‘가짜뉴스’까지 범람하는 지금, 뉴스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보는 건 언론 종사자는 물론 대중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 그런 의미에서 『뉴스 동서남북』은 꽤 의미 있는 결과물이다.

30년간 중앙일보·JTBC에서 근무하며 뉴스 현장을 누빈 저자의 고민과 심층적인 조사결과, 그리고 언론학 연구가 책 제목처럼 전방위적으로 소개돼 있다. 특히 한국언론의 뉴스가치가 서구언론과 어떻게 다른지,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한 대목은 매우 흥미롭다.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한국 기자들은 떼로 몰려서 천편일률적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미국 에디터들의 지적은 뼈아프다.

정치중심주의, 조직문화 우선, 집단적 시각, 희생양 만들기, 냉소적 태도, 정보의 극대화, 조합식 기사작성, 포장 중시 등 여덟 가지 특징을 한국언론 뉴스의 현주소로 규정한 저자는 “올바른 뉴스관을 정립하기 위한 언론윤리교육의 강화와 뉴스판단 기준을 위한 매뉴얼 프로그램의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2부 ‘한국언론을 빛낸 사람들’에는 김영희 전 중앙일보 대기자, 선우휘 칼럼니스트 등 현대 언론사를 풍미한 언론인 16명의 언론관과 명문장을 실었다. 삶에 대한 성찰이 담긴 명문장들을 읽다 보면, 생각이 실종돼가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 글쓰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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