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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 내리느니 안 간다" 日 자위대, 한국 요구 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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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중앙포토]

욱일기를 게양한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중앙포토]

해군이 다음 달 11일 제주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해상사열 때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욱일기) 대신 국기를 달라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일본이 반발하고 있다.

日 방위상 “욱일기는 당연히 거는 것”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자위함 깃발(욱일기) 게양은 (일본) 국내법으로 의무”라며 “국제해양법 조약상으로도 (욱일기는) 군대 소속 선박의 국적을 표시하는 외부 표식에 해당한다. 당연히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해군의 요청을 거부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날 아사히신문도 방위상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신문에 “(한국 해군의 요청은) 비상식적인 요구”라며 “욱일기를 내리는 것이 조건이라면 참가하지 않은 것까지 검토할 것이다. (요구를) 듣는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해군은 최근 일본 등 국제관함식 해상사열에 참가하는 15개국에 공문을 보내 사열 참가 함선에는 자국 국기와 태극기만을 달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사실상 일본 해상자위대를 겨냥한 조치로 풀이됐다. 욱일기를 부대기로 사용 중인 해상자위대에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인 일장기를 달아달라고 간접 요청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해상 자위대는 1954년 발족할 때부터 군함기로 옛 일본 해군이 사용한 욱일기를 사용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 등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침탈의 피해를 본 국가에서 욱일기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져 규탄받는다. 해군도 이러한 국민의 반감을 고려해 욱일기 대신 일장기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3.1회, 나라사랑태극기달기운동본부, 선민네트워크 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터 앞에서 다음 달 10일 열리는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일본 해상자위대가 전범기인 욱일기를 달고 입항하는 것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민국3.1회, 나라사랑태극기달기운동본부, 선민네트워크 단체 회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터 앞에서 다음 달 10일 열리는 제주 국제관함식에서 일본 해상자위대가 전범기인 욱일기를 달고 입항하는 것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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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다음 달 10~14일 제주해군기지에서 열리는 국제관함식에는 외국 함정 21척을 포함해 50여 척의 군함이 참여한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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